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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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유쾌한 말씨로 당신을 따뜻하게 끌어안을 양희은의 목소리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오늘(4/12) 출간된 양희은의 <그러라 그래>. 가제본 원고를 받아, 출간 전 책을 미리 읽어 보았다! 깜찍한 표지에 따뜻한 내용까지, 책을 펴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오늘 출간된 책 표지는 더 귀엽다 ㅎㅎ


조금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나를 부드럽게 감싸안는 푸근한 목소리의 주인공인 양희은이 이번에는 글을 통해 우리를 찾아왔다. 흰 종이와 검은 글씨를 타고 넘어오는 그의 목소리는 그 무엇보다 유쾌하고 따뜻하다.


가수 생활을 갈무리하려는 이 시점에, 사람들이 한자리에 쉽게 모일 수 없는 시국으로 인해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없는 그의 아쉬움이 짙게 드러났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렇게 좋은 글로 그를 만나게 되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회고, 가수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인간 양희은,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우려는 그의 발랄함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에세이라고 해서 마냥 쉽게 보지만은 말 것. 가볍게 읽기 시작했던 나의 손에, 밑줄을 치기 위해 어느새 펜이 들려 있었다. 그만큼 주옥 같은 구절들이 복싱의 잽처럼 훅훅 들어온다. 다 소개하고 싶지만, 직접 책을 읽는 동안 따뜻한 말들이 당신의 마음에 스며들 그 순간을 위해 조금은 참아 보겠다 \(゚ー゚\)


1장에서는, 세상일에 요령이 쌓이고 하는 일이 무언지를 '쬐꼼' 알 만한 때 밀려나는(p39) 세상에서 '나만 여전히 일을 붙잡고 있는 건가?(p32)'라는 고민을 양희은만의 유쾌함으로 풀어낸다. 스텝이 엉키면 투 스텝으로 엉킨 발을 풀고 가면 되는데 그동안은 쫓기듯 뛰어온(p38) 삶의 호흡을 정리하고, 이제는 '그냥 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며 마음 속의 나이테를 늘려가고자 한다.


2장에서는 그간 잘 몰랐던 가수 양희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은 짧은 머리에 환한 웃음을 짓는 정적인 양희은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글을 읽으며, 살기 위해 노래를 시작한 그의 삶의 굴곡을 마치 롤러코스터 타듯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어 좋았다. 이제 양희은이 누군지 아냐고 물으면 좀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듯한 느낌. (3, 4, 5장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들어 보시길!)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말은, 가사가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하며 그가 중얼거린 '모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결국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을 위한 연습이었나?(p74)'이다. 서로를 원하지만 만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아픔마저도 둘만의 추억으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통찰력, 그렇기에 금지곡이 되지 않았나 하고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양희은의 넓은 마음이 돋보였던 구절이다.


현실에서도, 미디어에서도 70을 바라보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일상에서 그 누구보다 자신에 충실한 양희은,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이번 에세이는 더욱 유의미하다.


들고 다니기에 부담 없는 크기와 두께, 그리고 직관적인 문체로 어디서 읽어도 좋다. 나는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틈틈이 읽었다. 인상 깊은 구절에 밑줄을 치려 할 때마다 차가 흔들려 직선이 꼬불꼬불해진 것은 안 비밀^^* 이제 양희은의 소우주로 우리 같이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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