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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대불호텔의 유령이라는 다소 낯설어 보이는 제목에서 다들 아마도 한 여름에 어울릴 법한 호러물이라고 막연하게 짐작하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전혀 다른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 날 자신의 소설을 만들어 가던 중에 알게된 과거에 실재로 존재했던 대불호텔이라는 소재를 이야기를 삼아 소설을 완성해 나가는 주인공이 있었다. 그녀의 남자친구 인 진의 외할머니의 입을 빌려 이야기 삼아 소설을 완성해 나가고자 하는데....
자신의 이야기에 또 다른 이야기라니, 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매번 이야기의 화자가 바뀌어 질때마다 이야기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소설을 완성하고자 하는 주인공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혀오던 악의를 점차 사라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러던 그녀가 점차 마주하게 된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게 만들게 한다.
대불호텔이라는 시공간은 어느덧 오늘날의 한국사회, 아니 저 멀리 가지 않아도 아프카니스탄 미군철군라는 시공간을 빌려서도 전혀 위화감이 없게 만들어지는 이야기 구조가 되어버렸다. 물고 물리는 적의와 믿을 수 없는 공포, 그리고 불신과 혐오가 사라지지 않는 사회 곧, 일본의 식민지를 겪었고, 전쟁과 분단을 맞지만 또 다른 대립을 쉽게 만들어 내어버리는 사회구조가 되어버린 한국사회를 또 다른 방식으로 비추어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다른 시공간인 아프카니스탄의 지옥의 카불탈출 행렬에서도 보이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 갈등은 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된 것이고 그렇다면 이런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전혀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또 나올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오늘날 마주한 한국사회처럼 비극적으로 끝을 맺도록 만들어 버리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대불호텔의 악령에서 빠져 나오는 경험을 하게만드는데.... 아니 그녀는 점차적으로 서로의 도움으로 아무래도 사랑의 힘이 더 강하게 만드는 남자친구인 진의 도움으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되고 소통을 하게된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되는 사회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가 서로를 위안하면 조금더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설령 이런 방법이 아직은 힘들지라도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중반부에서 느껴지는 비극적 이야기에서 마지막 장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에서는 작가가 의도한 바가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인 그녀 강화길 작가가 조금더 오래도록, 독자들 곁에서 남아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한다. 이건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