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의 사생활
이승우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유럽의 그림책작가들과 나눈 인터뷰를 모아놓은 책에서,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한 작가가 자신은 한국이란 나라를 알고 있으며

이 책 『식물들의 사생활』을 감명깊게 읽었고, 그 후로 자기 친구들에게도 권한다는 내용이 있어 메모했다가 읽은 책이다

처음들어보는 이름의 소설가였고(그런 소설가가 한둘이겠냐만)

제목도 조금 낯설긴 한데.. 내용 전개도 나에게는 낯설었다

소설 속 각 인물들은 스토리를 끌고나가야 하기 때문에 '보통의' 혹은 '평범한'캐릭터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여행의 이유』에서도 김영하가 이야기했었다. 소설속 등장인물은 다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평범한 회사원'은 없다고..근데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다 특별해. 너무 특징있어. 그렇기에 한명한명 다 그런 특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배경이 소설속에 드러나야 하기 때문에.. 재미는 있지만 읽어가는데 체력이 좀 필요하다고 해야하나, 좀 힘들더라고.

p.63

모든 생각이 나로부터 비롯하고, 나를 중심으로 돌고, 나에게서 멈췄다. 내가 태초였다. 내가 있기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의 사랑이 있기 전에는 어떤 사랑도 없었고, 또 없어야 했다. 나의 사랑이 있기 전에는 어떤 사랑도 실체가 아니었다. 실체가 아니므로 인정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p.122

삶이란 생각처럼 엄숙하지도 않고 기대처럼 정연한 것도 아니라고, 맑았다가 흐리고, 비가 오다 해가 뜨는 거라고, 그런게 삶이라고 속삭여주고 싶었다.

밖으로 나돌아다녔던 '나'

군대에 징집되었고, 거기서 다리를 잃었고....그렇게 된 형

이유를 모르고 헤어진 형의 여친

형과 여친을 훼방한 여친의 형부

평생의 사랑을 묻고 사는 엄마

엄마의 사랑이었던 그

그럼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

그들 모두가 흠모했던 나무, 야자수 나무..

이 모든 인물과 캐릭터들을 품고 있는 이 책 『식물들의 사생활』

나무에 대한 동경이랄까 나무에 대한 너무 특별하고 지나친 관심들이 묘사될때면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 책이 『채식주의자』보다 한참 먼저 쓰여진 책이긴 하지만.

무엇을 느끼고 어떤 류의 감동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

유럽의 그 그림책작가는 어떤 연유로 이 책을 감명깊게 읽었는지 모르겠고-

(이 책엔 동양적이거나 한국적인..그런 색깔이 거의 없다. 내가 동양인이고 한국인이어서 못느끼는건지 몰라도)

이런 사랑, 이런 삶, 이런 죽음을 상상할 수 있고 이야기로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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