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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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에게 전혜린은 전혜린이다

이 말을 나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너무 특별하고 너무 소중하다

습작의 경험도 없이 마흔에 등단하여 일흔넘은 나이에도 연애소설을 썼던 박완서

존재자체가 센세이션이었던 나혜석

인생이 거대한 메세지였던 전혜린

내 인생의 여자라고 한다면 이 세 분을 꼽겠다

그 중 전혜린은 정말 특별했다

지금도 어려운 일인데 그 시절의 독일유학생이라는 동경도 있고

허세에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그녀가 남겼던 번역서들과 글들, 이력들.

정말 굵게 살았던 짧은 인생이 정말 불꽃같아 특별하고 또 특별했다

전혜린의 에세이는 다 읽었지만 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어쩌다가 보게 된 이석원님의 한 포스팅 때문이었는데

가뜩이나 나에게 특별한 분에 대한 이야기를 또 특별한 분의 블로그에서 보다니!

망설임없이 잡아 들고 읽었다

잘 모르겠다

저자가 이 책을 왜 썼는지.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 소재로 할 것을 찾다가 전혜린을 소재로 삼은건가 싶기도 하고

수많은 참고문헌을 갖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내가 주제파악을 잘 못했나 싶기도 하다

초반부엔 전혜린의 아버지부터 까기 시작해서

중반부엔 전혜린은 창작하지 못했고, 독일유학생이라는 메리트(?)를 벗고 한국에 들어와 평범해진 삶에 적응을 못한 것 같다거나 "블란서 시집을 읽는 고운손"이라고 비꼬는 말도 등장했고..

그러다가 마지막엔 문학소녀. 나도 당신도 전혜린이었다. 라고 하며 마무리하는데..

여류작가들의 태생적인 불리함들을 언급하는 것도 같지만 전혜린 개인을 까는 것 같기도 하고..

인용문들 중엔 난 그렇게 읽지 않았는데 이 사람은 이렇게 읽었네 싶어 안타깝고 발끈해지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다고 이거 좀 이상해라고 하기엔 추천사 쓰신 분들이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최근 <빈센트, 나의 빈센트>를 출간하신 정여울이라서.. 아 놔 잘 모르겠네.

내가 너무 곡해해서 읽었나 싶어 다시 읽을까 싶기도 했지만

이거 다시 읽을 시간에 전혜린의 수필을 한번 더 읽는게 낫겠단 생각이 든다

그 시절에는 여러 방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기에.. 죽어서도...

라고 이해하련다

나에게 전혜린이 어떤 전혜린인데..

-

엄마는 내게

"널 낳고 지금이 너한테 제일 고마워. 니가 좋은 책들 추천해줘서 읽으니 내 감성이 깨어나고 있어 너무 좋아"

라고 얼마전에 말씀하셨다

내가 책을 읽게 된데는 늘 책읽고 있던 엄마도 한몫었는데..

엄마도 전혜린을 알고 있었다

대단했다며, 엄청 똑똑하고 특이했다고

다들 전혜린 하면 독일, 슈바빙이었다고

그러면서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를 구입한 나보다 먼저 읽으시더니

내 집에 있던 전혜린의 에세이집을 다 갖고갔다

<세여자>, <산둥수용소>, <압록강은 흐른다>, <그리고 아무말도 없었다>를 순서대로 읽으니

비슷하게 겹치는 시대를 살았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또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는것 같다며..

오-

나도 그 순서대로 다시 읽어볼까

어후.. 아서라 아서

사놓고 못읽은 책부터 좀.....

그 전에 읽어놓고 못쓴 독후감부터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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