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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황진이.문화영 지음 / 아루이프로덕션 / 2005년 5월
평점 :
항상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있는 듯 공허함을 느끼는 나는 그럴 때마다 서점에 가서
혹시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책이 없나 하면서 둘러보는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시선을 끌었던 그림, 선녀의 뒷모습인 듯한 묘한 분위기의 표지, 그리고,
저자가 황진이??? 아니 역사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인물이 저자라니, 호기심이 많은 내가
그냥 지나칠수는 절대없지~! 책을 이리 저리 살펴보니, 명상가이기도 한 작가가 깊은 내
면 속에서 역사 속 인물인 황진이와 직접 대화 한 내용을 수록했다고 한다. 더더욱 궁금하
다.
사실 요새 서점에 들어서면 갖가지 종류의 책들과 예쁜 표지의 책들이 하루에도 수백권씩
쏟아져 나오지만, 그다지 마음에 썩 들어서 읽고 싶어지는 책은 별로 없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너무 가벼워 보인다 할까, 물론 내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ㅎㅎ
하여튼 이 책은 표지서부터 저자 이름의 황당함 그리고, 제목에서 주는 무언가가
이 책 안에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어떤 보물이라도 들어 있는 듯한 나만의 직관에
빨려서 당장 이 책을 사들고 집에 왔다. 사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거의 책의 80%는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한 책이었다.
아마 그것은 작가의 글 솜씨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어떤 일과 관련하여
자신의 추억이나 자신과 관계되는 점을 연결해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나도 아마 그래
서 인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선악과>라는 부분이 나온다.
선악과 하면 아마 기독교 안의 성서 내용 중에서 아담과 이브가 따지 말아야 할 과일이라
인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의미는 비슷했다. 다만 나라는 개인적인 사람에 비유해서 보면,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그 사람의 인생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
크게 비워져서 타고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선악과라고 한다.
그런데, 그 선악과를 자꾸 따려고 노력하다 보면 더 힘들게 인생이 꼬인다고 한다.
오히려 내가 못 가지고 태어난 부분을 과감히 마음에서 접고,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가지
고 태어난 다른 부분에서의 장점을 살려서 노력하다 보면 사회에서, 그 인생에서 일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황진이 선악과를 말하다> 이 책은
항상 사랑에 목메여서 살아 온 나의 인생을 되돌아 볼 때, 어둠속에서 비치는 한줄기 빛과
도 같은 책이었다. 이성과의 관계나, 아니면 가족간의 관계, 그리고, 친구 관계 등 모든 인
간 관계들 속에서 내가 주는 마음만큼 돌아오지 않는 건 물론이고, 10개중 2-3개는 뺨이
나 맞지 나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나는 박복한 운명의 대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로 내 인생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이것이 나의 선악과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참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랫만에 책에서 감동을 받고 책을 통해서 지나온 나의 과거를
되돌아 보며 상처 받았던 마음들을 위로도 받았다.
나의 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끝으로 이 책에 나오는
멋진 구절을 인용하며 이만 물러가고자 한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하늘은 자신을 사랑하는 그 사람을 사랑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