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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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함은 때로 친분을 무기로, 상대를 넘겨짚고 선을 넘으면서 저질러진다. 표면적으로는 순간적인 실수인 것 같지만 사실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고착된 고정관념이 그제야 모습을 드러낸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이 말하는 차별의 말들, 낡은 말들, 불편하고 불쾌한 칭찬들, 바뀌어야 할 생각들이 참기 힘든 무례함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닿지 않기를 바라며 리뷰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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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즐겨보는 '엄마 까투리'라는 애니메이션에는 아빠가 등장하지 않는다. 볼 때 마다 자식 넷을 독박육아하는 엄마 까투리를 걱정하며 혹시 아이가 저긴 왜 아빠가 없냐고 물으면 뭐라고 할지 괜히 긴장한다. 내게도 온전한 가족의 모습은 아빠까지 있어야 완성인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족의 형태와 문화의 다양성을 나부터 바르게 이해해야 아이에게도 왜곡없이 전달할 수 있을텐데,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나와 다름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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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용실에서 숏커트를 고수하는 부인에게 제발 나보다 머리를 길게 기르면 안되냐며 부탁하는 남편을 봤고, 그날 저녁 식당에서 아이한테 재잘거리는 남편과 그 둘을 바라보는 나를 보고 이 집은 엄마랑 아빠가 바뀌었다는 말을 들어 기분이 언짢았다.
그리고 동시에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어쨌든 나에게도 도달했구나싶어 내심 안도감이 생겼다.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하는 잘못된 생각과 말들은 어디서부터 바뀌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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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쓰지 않으면 사라지고, 쓰기 시작하면 모습을 몇 번이고 바꿔가며 그 의미를 새로이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예쁜 말을 하는 것보다 차별과 편견, 조롱이 내포된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먼저 배워야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품고 있는 문장들을 당장 내다 버려야 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제그런말은쓰지않습니다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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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 세상과 나를 발견하는 순간
사이하테 타히 지음, 오이카와 겐지 그림,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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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림 속에서 우리가 튀어나온 듯, 우리가 그림 속으로 들어간 듯 익숙한 모습을 다각도로 표현한 다정한 그림체가 정겹다. 이 네모난 책의 그림 몇 장이 그림이 나를 이만큼 둥글게 만들었다. 몇 자 안되는 글자에서 수 만 가지 생각과 우리의 모습을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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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 세상과 나를 발견하는 순간
사이하테 타히 지음, 오이카와 겐지 그림,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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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림 속에서 우리가 튀어나온 듯, 우리가 그림 속으로 들어간 듯 익숙한 모습을 다각도로 표현한 다정한 그림체가 정겹다.

 

아기와 엄마는 그 둘이 함께라면 그 곳이 어디가 됐든 상관없는 듯 평온한 표정이다. 나도 저런 표정을 지은 적이 있다. 이 조그마한 생명체가 내게 모든 걸 내맡기고 기대어 있을 때 나는 무서운 산짐승이 다가와도 이 아이는 꼭 지켜 내리라는 상상을 하며 혼자 결의에 차기도 한다. 아마 그림 속 엄마도 평화로운 표정 뒤에 무릎 위 저 작은 아기를 땅 위, 하늘 아래 그 어디에서건 보호하겠다는 굳은 각오가 새겨져 있을 것이다.

 

해가 뜨고 지난 밤 잠을 뒤척이는 너를 달래느라 아직 눈을 뜨지 못하는 내 곁에서 너는 조용히 햇살을 맞으며 너의 세상이, 새로운 하루가 어서 열리길 기다린다. 내가 눈을 뜨면 기다렸다는 듯이 배시시 웃어주는 너의 미소에 내 하루는 1/3 정도 녹아내리고 시작된다.

우리는 항상 같은 온도와 습도 속에 있다. 하루 종일 너와 내가 가장 멀리 떨어진다 해도 불과 몇 미터 남짓이다. 동네를 누비며 몰랐던 샛길을 발견할 때도, 꽉 들어찬 단풍 속에서 가을과 겨울 사이 냄새를 맡을 때도 우리는 항상 함께이다.

    

내 심장소리에 안정을 느끼는 유일한 존재. 내 품에서는 그 어떤 낯선 존재가 다가와도 견딜만해 보인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우주가 되었다. 나는 너로 인해 세상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고 너는 나로 인해 세상이라는 곳에 손을 뻗는다. 그래서 너와 내가 있는 평범하기 짝이 없고 제자리를 자꾸만 벗어나는 물건들로 인해 어수선한 이 공간을 하루 몇 번이고 사랑스러움이 점령한다.

이 네모난 책의 그림 몇 장이 그림이 나를 이만큼 둥글게 만들었다. 몇 자 안되는 글자에서 수 만 가지 생각과 우리의 모습을 끄집어냈다. 우리 함께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 나누는 날도 금방 오겠지.

<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등그림책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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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당부 - 소중한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제인 고드윈 지음, 안나 워커 그림, 신수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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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당부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세심함, 부드러움, 사랑, 공경, 자존감, 우정, 배려, 걱정 이 모든 것들의 총칭일 수 있음을. 사소해 보일 수는 있지만 작은 당부란 없다. 잔소리라 생각했던 그 짧은 문장 안에 포함된 어마무시하게 큰 마음이 이제서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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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당부 - 소중한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제인 고드윈 지음, 안나 워커 그림, 신수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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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근에 했던 서로 다른 두 가지 당부를 떠올린다.

"그 사람 만나면 이 말 꼭 전해줘"

"병원에 늦어도 두시까지는 꼭 도착해야해"

저 문장들을 강조하고 싶은 만큼 '꼭'에 힘을 실어주면 된다. 목소리의 크기(꼭!)도 횟수(꼭꼭)도 늘어뜨림(꼬오~옥)도 추가하는 거다.

약간의 차가움과 간절함이 오묘하게 섞인 저 문장이 내 목소리를 타고 상대방에게는 어떻게 들렸을까, 지극히 현실적인 대화의 귀퉁이도 당부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첫장을 펼쳤는데

에구머니나!

'침대 정돈하는 거 잊지 말기.'

흠..침대 정돈은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중 하나로 소개됐던거 아니었던가..?

'양말은 발에 딱 맞게 신기.'

건조기 돌리면 줄어든다며 발 뒤꿈치 부분이 뒤꿈치에 아직 닿지 않는 양말을 그냥 아기에게 신겼던 내 모습이 떠올라 머쓱.

세상에나!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놀라고, 여기에 적힌 것은 아마 잊지말아야 할 것 중 1/10,000도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또 놀란다.

엄마의 마음으로 커가는 아기에게 전해주고픈 이야기를 찾고자 했는데 자꾸만 책에 내 모습을 덧대어 본다. 나도 이런 충분하고 따뜻한 당부를 자양분 삼아 커왔겠지.

그림 속 모두가 웃는다. 가식도 저의도 없어보이는 순수한 웃음 그 자체다. 마치 미소와 영혼이 한 몸인 것 처럼 자연스럽다. 아기의 웃음같다. 아무 계산없는.

가끔 아기의 재롱을 볼 때 터져나오는 내 웃음이 낯설때가 있다. 내 안에 이런 형태의 웃음도 존재했구나. 아기가 아니었으면 평생 숨어있었을 모습 중 하나가 아닐까.

페이지마다 잊지 말아야 할 정겨운 기억들을 떠올리느라 내 입꼬리가 조금은 올라가있었던 것 같다. 작은 당부들로 가득찬 세상에서 행복한 그들처럼말이다. 이렇게 포근한 색감과 분위기, 그림의 표정을 나타낸 작가님도 참 행복한 사람이겠구나.

그렇게 가슴에 깊이 스며든 그림들을 꼭꼭 눌러담고 다시 생각해본다.

나에게 당부란

때로는 잊으면 마음 한 켠이 불편해지는 것, 딱딱한 명령조에 압박감도 한스푼 끼얹은 그런 말. 또 때로는 가벼이 넘기는 잔소리쯤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당부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세심함, 부드러움, 사랑, 공경, 자존감, 우정, 배려, 걱정 이 모든 것들의 총칭일 수 있음을. 사소해 보일 수는 있지만 작은 당부란 없다. 잔소리라 생각했던 그 짧은 문장 안에 포함된 어마무시하게 큰 마음이 이제서야 보인다.

휴 난 언제쯤 어른이 되려나.

#호주창작그림책 #모래알 #작은당부

<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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