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작가는 시인이라는 것이 글 곳곳에 묻어난다.
그렇게 쓸쓸히 전화를 끊고 세수를 하겠단 마음이 들어 욕실에 들어가 거울을 보는데 내 얼굴은 무엇으로 붉어져 있다. 그것이 앙코르와트를 감쌌던 노을 같기도 했고 앙코르와트를 적시던 아침 태양 같기도 했다. 어쨌든 그것은 세수를 하고 나서도 한참 동안을 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