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를 획득한 것이 아니었다.
악마의 손아귀에서 홀로 빠져나오기에 나는 너무나 미약했다.
그런 나를 데미안은 구원으로 이끌어주었고, 그 순간 나는 눈길 한 번 팔지 않은 채 어머니의 품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나는 다시 온실의 화초가 되는 쪽을 택했다. 누군가에게 계속 의존해야 살아갈 수 있는 어린아이로 남는 쪽을 택했던 것이다.
나의 주인이 크로머에서 부모님으로 바뀌었을 뿐, 나는 여전 히 홀로 설 수 없는 나약한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