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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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한번씩 거실창 난간으로 방문하는 새가 있다.
아랫집에서부터 한칸씩 올라오는 모양인데, 우리집을 방문하고는 윗집으로 갔다가 강가로 날아간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 흔히 볼 수 있는 참새인데 한번은 어디선가 벌레를 물고 왔다가 날아갔다.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에 대해 쉽게 이야기 해 주면서 다정하다.

나도 자연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청소기를 돌리고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항상 집 앞 강가를 한참 내려다보곤 한다.
겨울에는 한철 지내러 온 새들과 오리(?),백로(?)같은 아이들이 무사히 밤을 지냈는지,혹은 몇마리가 일광욕을 하고 있는지 안경끼고 폰카메라에 줌을 땡겨서 세어 보기도 하며 흐뭇해한다.산책을 즐겨 하지 않음에도 겨울에는 산책 겸 구경하러 집 앞을 일부러 걷는다.
그러다가 작년쯤 겨울이 지나고 날이 따뜻해질 무렵, 강에 그 사이에 다 커버린 새들이 나와서 헤엄치고 있다가 어떤 신호에 맞춰 빙글빙글 우르르 날아 저멀리 가 버린 장관을 우연히 목격했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이동하지 않는 철새라는 책의 내용처럼 이번 해의 새들은 작년보다 비교적 늦게까지 목격이 되었다. 올해는 단체로 떠나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꽤 늦게까지 강가를 헤엄치고 다니고 있었다.
작년 여름에 아파트 단지의 가로수에 어떤 한 새가 시끄럽게 울면서 놀이터를 왔다갔다 한 일이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이 어린 새가 날지 못하고 나무 밑에 떨어져 있고, 그 주변을 어미새가 울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날개를 다친듯 하여 치료라도 해 주고자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는데, 희귀종이나 천연기념물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럼 이 아이는 고양이의 먹잇감이 될 것이 뻔하여 다들 안타까워한 일이 있었다. (결국은 지인의 소개를 통해 치료소에 갔다고 한다. 아직 잘 살아 있으려니 믿고 싶다.)


사실, 이 책은 다 읽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혼자서 읽으면 더 빠른 속도였겠지만, 아이의 속도와 나름 바쁜 아이의 스케줄에 맞춰 읽고 대화도 하며 읽다보니,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당분간은 혼자서 읽고 싶...)
책 안의 그림들고 세밀하고 이쁘고, 읽어 주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방대한 양으로 중간중간 아이가 어려워할 정보들은 눈으로 읽고 넘기기도 했다.

작가님은 취미로 그린 그림이라 했는데 이것이 취미수준이란 말인가.보통 이상의 그림 수준과 세밀하게 잘 표현하여 딱다구리의 털은 무슨 색인지, 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는 다르다는 것, 평소 길 가의 민들레를 보면 항상 이쁘다 하는 아이가 민들레꽃 그림이라며 반가워하고,어미참새가 아기새에게 먹이 주는 그림을 보고는 뽀뽀한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때마침 방문한 참새 얘기도 같이 하기도 한 힘들지만 뜻깊은 책 읽기였다.
거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에 대해 정말 다정한 말투로 얘기 해주는 글투여서, 나도 지금보다 더 다정한 시선으로 주변 자연을 관심 갖고 보게 된다.
또, 책과 비슷한 경험들이 친근하고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 난리인 후쿠시마 방류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 있어 지금 현실에 딱 맞는, 한번은 가볍게라도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서평에 가깝다기보다는 감상과 일기 같은 글이지만, 이 책 또한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작가의 에세이라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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