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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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꼬마아이와 아기 고양이, 큰 개와 쥐, 검은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모두 한 마을에 살고 있는 데도 서로 단 한번도 말을 주고받지 않았던 사이.

 

꼬마는 아기 고양이의 가족을 찾아주기로 하고 집을 나섭니다.

 

큰 개는 작은 고양이를 보고 으르렁거립니다.

왜냐고 묻자 한참 생각한 끝에,

"다른 개들도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 다음 만난 생쥐는 고양이를 보고 기겁을 합니다.

고양이한테 물린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냥 그럴 것 같아서.."라고 얼버무립니다.

 

세 번째 만난 검은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는 모두 싸워서 내쫒았다고 의기양양합니다.

그렇게 이기고 혼자 남으면 좋으냐고 묻자 괜히 딴청을 피웁니다.

 

밤은 깊어가고 아기 고양이는 꼬마에게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이제는 혼자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요.

 

아기 고양이는 그동안 한 번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면서

개와 쥐 심지어 다른 고양이와도 이야기한 건 처음이라고 고백합니다.

동시에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자기도 혼자 집을 찾을 수 있겠다는 용기도 얻게 된 거죠.

 


 

아이는 이제 혼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까 만났던 검은 고양이와 쥐, 큰 개가 먼저 꼬마에게 길을 알려줍니다.

 

이 사회는 뭐든 빈틈이 없어 보여야 합니다.

무엇이든 실수 없이 잘 해내고, 혼자 알아서 척척 해결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큰 개처럼 내가 강하다 싶으면 약한 존재는 무시합니다.

또 쥐처럼 혹여나 강자에게 상처를 받지 않을까 자신을 완전히 숨기고 삽니다. 

주변 사람들과 경쟁하고 이김으로써

홀로 강함을 뽐내는 검은 고양이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모두들 제각각의 방식으로 주변과의 문을 꽁꽁 닫아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친구야' 하면 먼저 말 걸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기엔 우리가 사는 도시의 골목은 너무 삭막하고 위험합니다.

곳곳에 큰 개가, 쥐가, 검은 고양이가 잠복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언제 나를 물지 모를 위험스런 존재이지요.

그렇지만 그들 역시 누군가에서 불려진 적이 없기 때문에

그냥 그런 줄로만 알았기 때문에

사람들과 적대할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위험천만한 도시에서 모든 걸 활짝 열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다른 동물에게, 다른 식물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나 역시 어린아이만큼 여리고 여리지만

그보다 더 도시의 삶이 어려운 존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요?

 

책 제일 뒷면에는 아이와 고양이가 걸어간 눈길 발자국이 나옵니다.

아이가 두 발짝을 갈 때 고양이는 네 발짝이 찍힙니다.

전혀 다른 걸음이지만 이어 보면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같이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글로나마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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