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 테너 하석배의 힐링 클래식
하석배 지음, 김효정(밤삼킨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시중에 나오는 음악 관련 서적을 하나둘 사서 읽고 있다.

 

대부분은 음악가를 시대순으로 훑으면서

시대의 특징과 그의 대표곡을 소개한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중간중간에 끼워 넣음으로써

클래식의 친숙함을 더한다.

 

이 책은 그에 비하면 유럽 도시 이야기의 비중이 크다. 

저자가 테너로 활동하며 오간 유럽 여행기에 음악이 얹어진 느낌이랄까?

그런데 다른 어떤 책보다 음악의 깊이가 전해온다.

신기하다.

 

저자가 경험한 여행담을 무심코 듣다 보면

어느새 음악의 세계로 와 있는 것이다.

그만큼 유럽 곳곳이 예술

(미술이나 문학으로 이처럼 썼어도 비슷했을 것이다)과 가까운,

아니 예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저자 자신이 성악가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썼든지

그 속에서는 음악이 묻어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까지의 럽을 매우 감미롭게 그린다.

각 나라마다 음악의 특징이 있어서,

이탈리아는 '사랑의 클래식', 프랑스는 '창조의 클래식',

스페인은 '열정의 클래식'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그 구분의 예로 나오는 음악가들이

어찌나 형용과 적절하게 어울리는지 놀랍다.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의 부제는

'테너 하석배의 힐링 클래식'이다.

 

클래식과 여행은 힐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 책 앞날개에는

'음악은 마음의 상처를 고쳐주는 약이다'라는

알프레드 윌리엄 헌트의 말이 적혀 있다.

 

저자의 설명은 더 구체적으로 와 닿는다.

'클래식은 "무슨 일 있어?"라고 묻지 않고

가만히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라고.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클래식의 힐링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한 힐링을 어렴풋하게나마 경험했다.

한 곡씩 소개가 나올 때마다 곡을 검색해 틀어놓고

음악을 배경 삼아 유럽 도시를

책장을 통해 엿보는 것의 힐링 효과는 나름 컸다.

 

 

 

게다가 내게 이 책이 더 유용했던 것은,

그동안의 음악 책과는 다르게

성악가들에 대한 정보가 잘 나와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의 비중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금난새가 작곡가나 지휘자 중심의 음악,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이 연주 중심의 음악을 소개하는 것과 같이,

테너가 쓴 이 책에는 평소 몰랐던 실력파 성악가 얘기를 접할 수 있다.

 

분더리히나 몽세라 카바예, 베니아미노 질리,

주세페 디 스테파노와 같은 대가를

만나는 기쁨이 무척 컸다.

 

저자의 말처럼 음악도 여행도 힐링 에너지를 준다.

나 역시 저자가 경험한 음악과 여행에서의 힐링 에너지를

책으로 만나고 힐링을 경험했다.

책 한 권으로 이리도 많은 신선한 마주침이 생긴다는 것이

늘 즐겁고 놀랍다.

 

역시 나에게는 음악과 독서가 힐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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