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매트 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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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에 대한 궁금증부터 풀어보자.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는?

마술피리, 답은 금방 나온다.

그렇다면 '마술피리'라는 오페라가 왜 이 책의 제목이 되었을까가 궁금해진다.
단지 마지막이라는 이유 때문이라면,
죽기 바로 직전까지 작곡하고 있었던 K.626에 해당하는 레퀴엠이
더 이야기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첫 장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이 소설이라는 사실에 조금 당황했다.
모차르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현실 인물인 듯 너무나 생생해서
그의 이야기는 모든 것이 다큐라고 결론 지어버린 때문이다.
하긴, 세상을 떠난지 벌써 220년이 훌쩍 지난 이가
현실에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어찌 보면 더욱 소설같은 이야기일지 모른다.

모차르트에 대한 대부분의 이미지는

아마도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궁정음악가였던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부터 죽음까지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모차르트의 누나인 나넬의 시각에서 쓰여진 소설이다.
프란츠 크사버 볼프강 모차르트, 즉 모차르트의 아들은
78세의 고모의 병상을 지키다가 고모에게서 비밀 노트 한 권을 전달받는다.

그 일기에 적힌 이야기가 소설이다. 

 

 



 

영화에서는 살리에리라는 평생의 라이벌,
혹은 모차르트에게 열등 의식을 가진 패배자의 시각에서
모차르트의 위대함을 시기하는 시각을 강조했다면
소설은 모차르트의 평생 친구,
어찌 보면 부인보다도 더 많은 애정을 품었던

누나가 되짚어가는 동생의 발자취다.

영화와 소설은 다른 듯 같다.

영화는 모차르트 삶의 전부를 다뤘다면,
소설은 모차르트의 죽음에 이르기 직전의 1년을 집중 조명했다.

그럼에도 각각의 서술자인 살리에리나 나넬은
자신들 역시 음악적 재능을 인정 받는 수재였지만,
결국은 모차르트 음악의 천재성,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소설은 흥미진진하다. 모차르트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소설에서 한참은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마술피리' 곡에 녹아 있는 의미들,
그가 믿었던 프리메이슨이라는 종교의 실체,
그의 누나 나넬의 일생,
모차르트가 죽은 진짜 이유 등
스릴러적 요소와 결합해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실제로 하나하나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것은
모차르트 음악을 음미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야 그의 음악이 온전히 나에게 전해질 것 같은 생각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예술이 그렇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작가에 대해 잘 알게 되면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딱 한 곡이 오래도록 생각난다.
마치 이 책의 메인 테마인 것 같은 곡,
바로 '마술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다.  

 

소설을 읽으면 이 곡이

마치 누나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곡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누나는 '저도 모차르트'라며

여자로서 숨어 살던 삶 대신 자신의 정체성을 떳떳이 밝히기에 이른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는 이처럼 많이 이야기와 의문을 남긴다.

그것은 모차르트 음악이 현재까지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힘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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