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대화

 

고등학교 1학년 때 소크라테스 변명 향연을 대충 읽고 제출한 독후감이 떠올랐다. 소크라테스에게 친구 크리톤이 감금되어 있는 그를 찾아왔다. 능력 있는 크리톤은 탈옥을 돕겠다고 하였으나 소크라테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무엇이 소크라테스에게 악법도 법이게 했나! 그 정도 글이었던 것 같은데, 인생의 마지막에 다다랐으나 아직도 준비하지 않은 인생, 불안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이들이 있어 그 느낌으로 이 글을 써본다. 그 옛날 그랬듯이 대화임에도 만연체라 지루할 수 있겠지만, 길지 않으니 대충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는 그 이후 쇼펜하우어의 비극적 인생, 까뮈의 이방인, 톨스토이 인생독본을 매일 읽으며 출가하러 합천 해인사 문 앞까지 간 적 있다. 나이 열일곱 살이었다. 그럴 수밖에 더 있겠는가? 톨스토이 인생독본은 매일 읽었던 것으로 다양한 사상과 명언들로 가득 차 있지만 쇼펜하우어는 허무주의, 까뮈는 곧 실존에 대한 이유와 의미, 가치로 연결되니 당연한 것 아닌가? 발로는 절간으로 향하고 머리는 혼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은 주변에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더 나이 들기 전에 다시 출가하기로 결심하고서 나는 마지막으로 교회를 나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갔다. 누가 나오라고 한 적이 없다. 스스로 나갔다. 물론 믿으려고 나간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적인 신이 있을 것 같은데, 그 신이 아마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확인하러 나간 것이다.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성서 계시를 통해 만났다. 설교 내용 중에 성서의 말씀이 내 인생을 다시 태어나게 했다.

 

책 속 대화에 나오는 사람 중 파이돈이 있다. 경상도에서는 싫다’, ‘좋지 않다라는 뜻으로 파이다란 말을 쓴다. 말장난이지만 아, 나는 이런 사람이 파이다. 대책이 없어 너무 불쌍하다.

 

파이다: “인생이 다 이런 거지 뭐....... 다 죽고 끝나는 것이지....... 병들거나, 늙어 가면서 기운 빠지는 거지.”

숨 쉬는 것도 힘들고, 이제 정신도 몽롱하네.” “기운도 없어. 너무 무기력해.......”

지금 내 모습이.......할 수 있는 것이 없고....... 도무지 이제는 힘에 부치고 그냥 이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지.......”

지나온 날들이나 생각하며,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이지.......”

-이런 저런 말이 많으나, 중략-

 

증인: “파이다여~ 부모님의 은혜는 인정하실 것입니다.” “또 평생을 사시며 세상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는 것도 이제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뿐만 아니라 그대가 고맙게 여기고 있는 부모님과 주변인들도 다 이 세상에서는 그 부모나 어떤 사람으로부터 또 자연으로부터 은혜를 입었다는 것은 인정하실 것입니다.”

인생은 누구나 스스로 창조되지 않았듯이 시작과 과정, 마지막까지 이렇게 흘러 왔습니다.” “그렇게 인생은 흘러온 것이고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그 흐름을 운영하신 분이 계십니다.”

 

파이다: “그게 누구요?”

증인: “태어나 평생을 숨 쉴 수 있도록 인생에게 호흡을 주시고, 또 공기와 비를 주신 분이십니다.” “그 비로 사람들은 땅에 농사를 짓기도 하고 물을 모아 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사람이 디뎌 밟을 수 있는 땅을 주시고 새처럼 날아다닐 수 있게 지혜도 주셨습니다. 철을 만들 수 있게, 또 힘을 효과적으로 발생시키는 방식까지도 알게 하셨습니다.”

사실 모든 것이 그 분께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지혜를 자기의 노력이나 부모로부터 주어진 것으로 여기지만, 족보를 보더라도 인류는 한 혈통, 첫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지요

이렇게 사람이 지혜를 갖고 영원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나님은 사람을 원래 죽지 않도록 창조하셨으나,

죽지 않고 영원할 수 있는 이 육체가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배반한 결과로 죽게 된 것입니다.“ “너희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 “이제 먼지가 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게 끝일까요? 육체는 먼지가 되지만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 인생은 결국 서야 합니다.”

그렇게 많은 은혜를 입고도 한 번도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았고, 기쁘시게 해드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불순종한 첫 사람의 기원을 중단하도록 창조주 하나님과 관계회복의 기회를 주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쫓겨난 인생은 저주와 공포, 질병, 고통, 두려움, 죽음 등을 겪게 됨)

 

파이다: “나 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오.”

 

증인: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서 보이는 하나님으로 우리 인간과 똑같이 육신을 입으시고 오셨는데 특별히 누구만을 위해 오셨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파이다: “난 그 분을 본 적이 없소.”

 

증인: “내게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할 수 있습니까?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났다고 역사와 사실을 부정할 수 있나요? 하나님은 세상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오신 것입니다.”

단지 제한된 이 땅에 오시되 이미 계시하신대로 아시아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원래 이름, 야곱)에 오신 것뿐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하나님의 기준과 공의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오직 인생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 밖에요. 그 사랑이 인류에게 나타난바 되었습니다.”

깜짝 놀랄 일이지요.

하나님이 이 세상에 직접 오셨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위엄과 화려함이 아니었습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죄 있는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분이 죄 있는 인간의 모습으로요.

물론 남녀 관계를 통해 낳은 아이는 아닙니다.

사내를 알지 못하는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 하나님의 거룩한 영으로 임신할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기이한 일이요 놀라지 않을 수 없어요.“

신이 사람의 몸을 빌리다니요. 마리아는 인간 대리모가 아니라, 신이 선택한 대리모가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주의 뜻에 따르겠다고 순종했습니다.“



*성서 히브리서 2장 

인간은 평생동안 죽음의 공포 곧 생존의 위협 속에 두려움으로 살아간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살과 피로 인간의 모습을 취한 것은 이것 때문이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실 뿐만 아니라, 이 불안에서 해방시키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임마누엘)"는 계시를 성취하신 것이다. 보이지 않던 하나님께서 보이는 하나님으로 인류의 종말에 이스라엘 땅에 오셨다.!!!

십자가에서 모든 인류의 죄를 위해 대신 형벌을 받으시고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켰다. 

인생 어느 누구도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의인은 없으나, 예수님께서 행하신 이 의로운 행위로 우리는 하나님께 자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피와 살을 취하셔서 인간이 되신 이유이다. 우리와 같이 되셔서 인류의 새 대표가 되어 주신 것이다. 죄인이 아니라 자녀로, 하나님의 가족으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선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자에게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해 주시고 황송하게도 '의롭다'라고 칭해 주신다. 오직 사람의 모습을 취하신 예수님이 그 십자가에서 이루신 의로우신 행위가 우리를 의롭게 했다. 

그 증거로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죽음에서 부활했다는 것은 죽음의 권세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받아들인 자들은 현재의 육체가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하신 몸처럼 변화하여 죽어도 살아난다. 정하신 그 날에 있을 영광의 부활체다. 죽을 육신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것처럼 인류도 부활하여 하나님의 심판대에 선다. 

어떤 이는 영원한 형벌의 심판대에, 어떤 이는 영원한 생명의 심판대에서 서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든 인류는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아 오라.


(진리를 찾아 헤매던 소년의 흔적)

84년 독후감 1등 페넌트 수상(소크라테스 변명 향연), 85년 경향신문 논술학습실 입선(아리스토텔레스 행복론에 대하여), 86년 밀양문화원 글짓기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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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ebae 2024-12-04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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