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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의 희망이고, 꿈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다른 청소년소설과는 달리 꿈에 대한 언급이 잦지 않다. 일주일간의 행적을 불행과 접목(?)시켜서 표현한 대 서사소설이라고나 할까나? 대부분의 청소년 소설은 주인공이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뤄나가기 위한 과정과 그 꿈을 그리는 행복한 여운을 내밀며 결론을 맺는다. 이 책은 그러한 책들과는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는듯 보였다. 주인공은 세상에 불만이 많고 세상과 잘 타협하지 못하고 그래서 어차피 퇴학당할꺼 미리 나가버린다.
이 짧은 시일을 한편의 소설로서 구상했다는것이 그리고 써냈다는것이 신선했다. 그 짧은 일동안은 아주 소설틱한 사건이 없다. 대신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기가막히게 묘사되어있다. 결말에 내가 잘 해석한지는 모르겠지만 정신병원에 갖힌듯한 주인공은 나에게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그것이 최선책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용서를 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주인공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사소한것에 실망하고 시비걸고 싫고, 괜히 딴지 걸어보고 싶은.. 결코 밖으로 표출하면서 튀는 사람이 되는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로만 따지면 나도 폭군이고 정신이상자같은.. 그렇지만 사회적 제도에 억압되서 애써 억누르는..
주인공은 호밀밭의 파수꾼보다 먼저 자신을 위한 파수꾼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것을 깨닫지 못한 청년시절의 방황을 담은 그런책인것으로 요약해보고 싶다. 나와 비슷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며 읽어서 그런지 이 책은 나에게만은 읽으면서 행복해지고 읽고나서 보람을 느끼는 책이 되지 못했다. 엉망이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울한 증상을 더욱 우울적으로 하게 했다고 할까?
연탄길이나 그외에 다른 불행을 담은 책들을 보면서 내가 행복하구나 하며 안도하게 만들어주었던 책들과는 달리 나의 우울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그러면서도 계속 우울한 감정은 남아있는 복잡미묘한 책이었다.
과연 나는 내 가슴밭의 믿음직한 파수꾼이 맞는지, 내가 내 자신을 가장 모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내 머리와 가슴이 더욱 엉키고 섥힌듯하여 나도 내 자신을 정리해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