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에서 본 기억과 학습
윤영화 지음 / 학지사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1.

이 책은 저자가 연구하고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당시까지 연구된 최신의 뇌과학 관련 이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학습 및 기억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큰 줄기로 나누면 첫째, 뇌과학에 대한 기초 이론, 둘째 뇌과학에서 말하는 기억의 매커니즘과 기억장애의 유형, 셋째 기억과 창의성에 관한 뇌과학적 접근론과 그 조언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뇌과학에 대한 기초 이론에서는 당시의 최신과학에서 말하는 뇌의 구조와 뇌의 각 부분이 수행하는 인지 및 기억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집니다. 뇌는 위치에 따라서는 수뇌, 후뇌, 중뇌, 간뇌, 종뇌로 나뉘며, 그 역할에 따라서 시상, 시상하부, 대뇌피질, 뇌량, 편도체, 해마 등으로 나뉩니다. 이 중 해마와 편도체, 그리고 대뇌피질이 우리의 인지와 기억기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마는 우리의 의식적 기억능력을 담당하며 기억대상을 전체로 인식하여 기억으로 저장하는 기능을 합니다. 반면에 편도체는 무의식적 기억능력을 담당하고 공포기억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대뇌피질은 3mm 두께의 뉴런 세포체로 된 층이며, 우리의 복잡한 정신활동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감각과 지각 등 인지능력에 대한 부분과 운동과 기술, 사고력, 상상력, 언어능력 등이 모두 대뇌피질에서 작동합니다. 대뇌피질은 최신과학에서 말하길, 그 위치와 면적에 따라 담당하는 신체기관이나 감각기관이 다릅니다. 그 면적은 실제 신체면적에 비례하지 않으며, 예민한 정도에 비례합니다. 예를 들면 입술이나 엄지손가락 같은 기관은 대뇌피질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뇌피질이 존재하는 대뇌는 좌우반구로 나뉘어져 있으며, 뇌량은 이 두 영역을 물리적으로 연결하여 정보가 교환될 수 있도록 합니다.

기억의 매커니즘과 기억장애의 유형은 두 내용을 연계하여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억의 매커니즘, 뇌지도에서 담당하는 각 부분의 역할을 설명함과 동시에 그들이 손상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기억장애를 연계하여 설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이해시킨다는 뜻입니다. 뇌를 구성하는 주된 신경세포인 뉴런을 통해 우리는 기억이라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사고를 할수록 뉴런의 수상돌기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매 순간 뉴런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나뭇가지의 풍성함과 같이 쇠퇴하기도 하고 무성해지기도 합니다. 이들이 서로 엉켜 많은 시냅스를 형성하고 정보전달이 많아질수록 기억능력이 증대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뇌는 일반인보다 용량이 크거나 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그의 뇌에는 더 많은 뉴런이 관찰되었고, 그 수상돌기가 일반인보다 빽빽이 뻗어 있었다구요. 이를 보면 뉴런이 기억저장에 큰 관여를 하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저자에 의하면 기억은 저장되는 기간에 따라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으로 나뉘며, 인출 시스템에 따라 의식적인 기억과 무의식적인 기억으로 나뉩니다. 이 네 가지 기억의 유형을 이해하고, 그것들과 관여된 뇌의 각 부분들을 설명할 수 있다면 기억장애의 유형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뇌의 부분 중 해마는 의식적인 기억 및 장기기억에 관여합니다. 만일 해마가 손상되었다면 그 사람은 감각기관에서 들어온 인지정보들을 단기적으로는 기억할 수 있지만, 장기기억으로 넘겨 보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해마가 손상되기 이전까지의 장기기억은 보존되지만 그 이후 형성되는 경험 및 지각정보들은 장기적으로 기억할 수 없게 됩니다. 저자는 이런 유형의 기억장애를 기억상실증, 혹은 코르사코프 증후군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해마는 의식적 기억능력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코르사코프 증후군 환자들은 새로 접한 정보들을 의식적으로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기억들은 무의식 속에 저장될 수 있음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매번 만날 때마다 새롭게 자기소개를 해야 했던 의사가 환자와 악수할 때 손에 압정을 넣어 악수하기 시작하자, 몇 차례 후에 환자가 악수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환자는 의사를 처음 본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그와 악수하면 안 된다는 무의식적 기억이 작동하여 의사와의 악수를 거부했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파블로프의 실험과 연관되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무의식적 기억 중 운동기억 및 지각기억 등은 해마가 손상되어도 동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병 역시 마찬가지의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는 해마의 손상뿐만이 아닌 복합적인 손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납니다. 사망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를 보면 대뇌피질의 뉴련이 25%까지 손상될 수 있으며 대뇌의 주름고랑이 점점 넓어지는 것을 관찰 할 수 있습니다. 해마 역시 마찬가지로 크게 손상된 것은 물론입니다. 이러한 기억장애를 예방하는 통제 가능한 변인은 스트레스의 조절입니다. 스트레스를 크게 겪게되면 부신피질 호르몬이 발생하고, 이 호르몬은 수용기에 붙어서 해마에 있는 뉴런이 포도당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떨어뜨립니다. 따라서 뉴런이 죽어간다고 합니다.

뇌의 부분 중 편도체는 정서기억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는 무의식적 기억과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 것 같습니다. 트라우마와 같은 정신적 문제를 여기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개에게 물렸거나 큰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라면, 그 사건을 인식적으로 기억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조건에 놓였을 때 불안과 긴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장기기억 속에서 사라진 기억의 경우에도 정서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면 같은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아주 어릴 적 개에게 물린 경험 등이 이와 같습니다. 유아기 기억상실에 의해 당시의 경험이 전혀 기억나지 않더라도 정서적 기억에 남아있는 당시의 경험이 당사자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무의식적 기억에 관여하는 기관이 편도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따라서 유아기 기억상실 역시 이를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뇌과학자들은 편도체와 해마의 성숙속도 차이로 설명합니다. 해마는 완전히 성숙하는 데에 4년 정도가 걸리지만 편도체는 3년보다 빨리 완숙합니다. 이에 따라 아주 어릴 적의 기억들은 해마가 성숙하지 못해 장기기억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편도체의 성숙에 따라 유아기의 정서적인 기억들은 무의식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정서적 기억 외에, 어떤 경험 당시의 정서적 상황이 기억능력과 관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났던 당시의 상황이라던지, 국가적 재해상황을 뉴스로 보던 순간의 기억같은 것들은 아주 쉽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이러한 기억능력은 당시 분비된 아드레날린 등의 호르몬이 기억능력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해석합니다. 실험을 통해 관련 내용이 증명되었습니다.

그 외에 다양한 기억장애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대뇌반구에 이상이 생긴 한 피실험자는 매우 특징적인 것들 외에 다른 사물들을 분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책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등장한 사례입니다. 해당 피실험자는 면담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내의 머리를 모자처럼 자신의 머리 위에 얹으려 하였습니다.
단측무시현상은 어느 한쪽 대뇌반구의 두정엽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발생합니다. 일차체감각피질이 있는 두정엽이 손상될 경우, 해당 환자는 시각, 청각, 촉각능력에 전혀 이상이 없음에도 자신이 바라보는 시야의 왼쪽이나 오른쪽 한 면을 아예 없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팬케익의 반쪽만 먹는다던지, 얼굴의 반쪽에만 화장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청각기억과 관련된 부분에 간질이 발생하면 환청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한 환자는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한 라디오 방송에 괴로움을 호소하며 의사를 찾습니다. 그 환자가 노랫소리가 들린다고 말할 때에 청각피질과 청각연합피질 등이 위치한 측두엽에서 간질발작이 일으키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팔과 다리 등이 사라진 뒤에도 그곳의 통각이나 촉각, 가려움 등을 인식하는 ‘환상지 현상’은 해당 신체부위가 사라졌음에도 대뇌피질의 감각부위는 남아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는 이 책의 출판년도 기준 당시에서는 가설로서만 제안되었습니다.

인간의 뇌구조와 기억능력의 메커니즘을 설명한 뒤 손상 부위에 따른 기억장애 유형을 살펴본 저자는 본격적으로 학습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먼저 학습 이전에 공포조건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파블로프의 무조건반사 실험을 응용한 것인데, 피실험자에게 특정 상황에서 고통이나 위협 등 나쁜 자극을 지속해서 주면 해당 상황에 다른 자극이 없음에도 피실험자가 공포를 느끼는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이 공포조건화는 학습의 여러 방법에서 유연하게 응용됩니다. 공포조건화를 반대로 반복하면 트라우마의 치료가 됩니다. 무의식 속 정서기억을 통해 일정 상황에 정서적 불안상태를 보이는 환자가 있다면 공포조건화의 반대인 파블로프 조건화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구적 조건화는 이를 응용한 상황으로, 학습과 지대한 연관이 있습니다. 쥐를 넣은 실험장에 버튼을 두고, 쥐가 그 버튼을 우연히 밟을 때마다 먹이를 준다면 쥐는 곧 먹이를 먹기 위해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여기서 먹이는 강화라고 부르며, 쥐는 강화를 받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학습하게 되었습니다. 동물 훈련의 대부분이 이러한 도구적 조건화를 이용해 이루어집니다. 적절한 보상(강화물)이 주어진다면 동물에게 일정 행동을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발전시킨 행동조형이 또한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강아지가 점프를 하게 훈련하고 싶다면 강아지가 머리를 들었을 때 강화물을 주다가 두발을 들고 일어섰을 때 강화물을 주도록 바꿉니다. 그렇게 점진적으로 강화물의 보상 시기를 높이면 결국 강아지는 강화물을 위해 점프하게 됩니다. 이를 행동조형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마트에서 울면 울수록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은 잘못된 행동조형에서 비롯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행동을 고치기 위해서는 잘못된 행동 자체를 아예 무시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들을 통해 이를 증명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강화물은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화물의 효과가 크려면 대상이 강력히 원하는 것 이여야 합니다. 그 기준은 ‘프리맥의 원리’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활동상황에 놓인 대상이 어떤 활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행동이 강화물이 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아이가 시금치와 아이스크림중에 자유도가 보장된 상황에서 아이스크림을 선택한다면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은 강화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적인 강화물 외에도 관심과 칭찬 역시 지극히 강력한 강화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이용하여 아이의 나쁜 버릇 고치기, 운동 능력 향상시키기, 공부습관 고치기, 자기통제를 이용하여 숙면하기 등을 설명합니다. 결국 큰 범위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강화물과 바른 방향으로의 도구적 조건화입니다.

저자는 기억과 창의에 대해서도 짤막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억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공감각적인 행위를 통한 기억법과 장소기억법 등을 말합니다. 공감각적인 기억법은 앞서 살핀 뇌과학과 연관되는 것입니다. 뇌과학에서는 시각적 정보와 청각적 정보, 촉각적 정보 등의 기억능력이 모두 구분되어 있으며 함께 작동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것을 기억하고자 할 때 그것을 말로 하고 글로 쓰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등 다양한 감각을 동원한다면 기억효과는 증대됩니다. 장소기억법 역시 유사한 원리입니다. 그러나 이는 굉장히 오래된 기억법으로, 그리스 시대부터 전해져왔습니다. 이 오랜 역사는 역사 자체로서 그것의 효능을 증명합니다. 장소 기억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자신에게 익숙한 일정 장소를 상상합니다. 건물이나 공원, 도시 등 어느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의 면면을 머릿속으로 재현한 뒤에 그 곳곳에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것들을 배치합니다. 나중에 그것을 떠올려야할 때에 우리는 그 장소에 걸어 들어가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들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창의는 역시 도구적 조건화로 간단히 설명됩니다. 다른 특별한 방법 없이, 대상들이 창의적인 행동, 즉 기존관념과는 다른 행동을 할 때에 강화물을 보상으로 주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창의력이 증대될 수 있다고 여러 실험과 증명들을 통해 저자는 설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 외에 뇌과학을 벗어난 다른 학습 방법들도 다양하게 설명합니다. 주의집중과 동기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기억하였다고 판단한 것보다 조금 더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또는 기억하고자 하는 단어들을 연결하여 이야기로 만드는 기억법과 그것들을 리듬과 가락을 붙여 외는 방법 등을 설명합니다. 구구단이나 알파벳송 등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2.

이 책은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교육 현장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정보들이 제게 귀중합니다. 교육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정서장애, 인지행동장애 등의 유형을 보이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에 그들의 문제행동을 개선시킬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이 책은 여러 사례와 증명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문제행동 발생시 단순히 그 행동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폐성장애로 인해 쉬지 않고 같은 말을 타인에게 반복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게 주어진 강화물이 주변인의 관심과 주의라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도구적 조건화가 이루어져 학생의 문제행동을 학습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행동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문제행동을 접하는 선생과 학생 모두 해당 문제행동에 관심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교육상황에서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교정하고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올바른 방향의 도구적 조건화와 행동조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물리적인 강화물을 쉽게 제공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가 밝혔듯 칭찬과 관심 역시 중요한 강화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학습지도에서 관심과 칭찬이라는 효과적인 강화물을 적절히 사용하여 이를 조율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학습효율을 원하는 학생들의 지도에 있어서 효과적인 기억법 및 학습법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가 책의 후반부에서 밝힌 다양한 기억법, 즉 장소법과 리듬법, 이야기법 등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암기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학생에게 지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습동기를 스스로에게 적절하게 부여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3.

이 책은 출간된 지 비교적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교육종사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저자 스스로의 연구내용이 갖는 비중보다 근대 이후 활발히 진행된 뇌과학에 대한 연구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저자는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구성하여 교육자에게 필요한 근현대의 뇌과학 연구성과를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저자의 설명방식에는 쉬운 어휘의 사용, 적절한 사례의 선정 등이 있습니다만, 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것은 저자 스스로의 경험에 대한 서술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자가 정서적 기억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할 때에는 자신의 조카가 강아지에게 물렸던 이야기, 본인 스스로가 어릴 적 치과에서 겪었던 공포 등을 이야기합니다. 후각적 경험이 기억의 인출에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에는 자신의 친구가 익숙한 향수 때문에 헤어진 옛 남자친구와 재결합한 이야기를 덧붙여 들려줍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설득의 유효성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지루할 수 있는 전문서적에 낭만적 활기를 넣어줍니다. 교육현장에 있는 등 관련직무를 수행하거나 해당 학문의 연구자, 전공자 등 외에 다른 이들이 읽어도 무리 없이 읽힐 수 있는 이유이자 이 책의 장점입니다.
다만 책의 차례가 종종 뒤얽혀있거나 내용이 다수 중복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많은 부분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책의 큰 줄기를 나눈 것이나, 그 순서의 배치 등이 그랬습니다. 대부분의 책은 목차를 보면 대충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이를 설명합니다. 내용 역시 다수 중복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큰 줄기 내에서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의 느낌으로 좋게 읽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증보판이 나와서 읽을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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