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환상의 책방 골목
김설아 외 지음 / 책담 / 2021년 10월
평점 :



환상의 책방 골목
김설아, 이진, 임지형, 정명섭, 조영주
책담
햇살 쨍한 오후, 길을 헤매다 들어선 골목에서
환상적인 책방을 발견한다면
서슴지 말고 문을 열어 보라!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보여 주는 사차원 책방.
선택받지 못하고, 잘 팔리지 못한 책들이 모인 무덤 책방.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게 돕는 심야 책방.
책들 속에 갇힌 저주를 풀어야 하는 유령 책방.
마음속 깊이 숨은 용기를 끌어올려 주는 덕후 책방.
여행지에서 만난 책방은 저마다 분위기와 컨셉이 다르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설레인다. 마치 새로운 카페를 찾았다는 기쁨처럼, 그곳에서 커피 대신 새로 발견한 책을 하나 사는 기쁨과 재미, 추억이 있어 여행의 기쁨이 배가 된다.
평소 작가님은 일정이 생겨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방 곳곳의 책방을 방문한다고 한다.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데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책방을 열었지만, 몇날 며칠 단 한명의 손님조차 들어오지 않는 날도 많다고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들어온지 벌써 20년이 되어간다. 나조차도 책보다 휴대폰으로 기사를 읽거나 정보를 얻었던 지난날이 더 많았다.
책을 가까이 하게 되고, 책으로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닳음을 얻은 순간부터 책방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내가 되었지만,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였다.
지나가다 마주치는 책방에 들려 꼭 사지 않아도 책방 주인의 정성스레 만든 자리에서 만난 책들이 나에게 어떤 메세지를 주진 않을까? 그런 우연함과 기대함으로 한번씩 책방에 들려보면 어떨까.
이번 책담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환상의 책방 골목] 의 책은 다섯 작가님의 다섯 책방 이야기가 펼쳐진다. 읽어보면서 ‘진짜 이런 책방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으로 펼친 책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전부 재미있었는데 특히 나는 [심야 책방]편과 [책방 유령]편이 기억에 남았다.
다섯개 책방이야기가 따로 책으로 나온다면 정말 인기가 많을거라는 내 생각. ^^
두가지 책방 이야기를 간략이 적어본다.
[심야 책방]
주인공 여학생은 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별다방 프리퀀시 핑크래빗백을 새벽같이 일어나 받으려 하지만 금방 품절이 나고, 그러다 발견한 심야 책방에서 밤새우며 책을 읽고, 다른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고민을 풀어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권이 작용하지 않는 순수한 관계는 학창시절에나 있다 보니 친구가 중요해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셍략) 그러니 학창 시절에 친구를 사귀는 건 필요하지만 거기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P.128)
다른 손님의 조언을 들은 학생은 핑크래빗백을 받지 않고 돌아가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그래도 받아가는 편이 좋겠다는 말을 듣고 돌아가는 길에 별다방에 들려 갖고싶었던 핑크래빗백을 받게 된다.
“가지고 싶었던 건 가져 봐야 미련이 없고 마음이 정리가 되거든. 안 그럼 계속 끌려다니게 돼.”. (p.132)
그렇게 원하던 핑크래빗백을 받고나니 미련이 사라졌고, 뾰족했던 친구의 마음까지 옅어지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고 더이상 친구에게 환심을 사려는 행동에 연연해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고 하니 내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애를 쓰는 마음. 한창 감수성이 풍부한 10대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무엇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어디서도 그런 것을 배울 곳을 찾지 못한 학생들에게 이 책방이 좋은 교훈을 주리라 생각한다.
[책방 유령] 편에서는 책을 끔찍이 싫어하는 14살 이든이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는데, 아기천사가 내려와 이든의 영혼에게 살기 위해서는 ‘오후의 햇살 책방’에서 좋은 일을 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말을 남겨두고 이든의 영혼은 책방을 지키게 된다. 책을 너무 싫어해서 견디기 힘들었을텐데, 어쩔 수 없이 읽은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수없이 책을 읽게 되고, 손님이 없던 그 책방은 유령이 알려주는 추천책을 고양이가 대신 손님에게 추천해주면서 유명해진다.
그 이후, 아기천사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영혼이 되어서 책방에서 지내는 건 너무 암담한 일이었다. 분명히 살아 있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든은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책을 읽게 되면서 그런 불안감들이 점차 사라졌다. 책을 좋아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깨달았다. (p.161)
다섯 작가님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다섯 책방의 이야기들이 전해주는 메세지들이 어른인 나에게도 와닿았지만, 청소년이 읽어본다면 흔들리고 복잡한 마음들을 다 잡을 수 있는 마음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 될 것 같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사람의 인생도 한 발짝 떨어져 보면 한 편의 소설과 다름이 없어. 소설처럼 처음과 끝이 정해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상상도 못한 사건들이 일어나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어 놓기도 하지. 책의 일부분만 읽고 섣불리 내용을 단정 내리면 많은 것을 놓치고 마는 것처럼, 삶도 마찬가지야. (p.91)
처음 ‘오늘의 책’ 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오늘의 날씨도 아니고 오늘의 책이 뭐야?’ 했는데 읽는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오늘의 날씨를 알면 하루 행동반경이 달라지듯, 오늘의 책이 그랬다. 글자와 글자, 단어와 단어, 줄과 줄 사이를 걷다 보니, 내 마음 상태가 조금씩 잠잠해졌다. 흐드러지듯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p.118)
<이 책은 책담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솔직하게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