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13가지 식물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세계사에 영향을 준 식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울 것 같았고, 어떤 식물들이 세계사에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함에 책을 펼쳐 들었다.

- 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추를 향한 인간의 ‘검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p. 8)

책 표지의 이 문구만 봐도 향신료에 불과한 후추가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식물들의 숨겨진 세계사 속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흥미롭게 담겨있다.

그 13가지의 식물들은 특별한 식물들이 아닌 우리 주변의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들 이라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 악마의 꼬리표를 달고 살았지만 유럽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역사를 바꾼 감자.
● 200년간 유럽인에게 배척당했지만 전 세계 음식문화를 크게 바꾸어놓은 토마토.

● 콜럼버스가 후추 대신 발견 유럽인에게는 외면 당했지만 강력한 ‘중독성’으로 아시아인들을 매료시킨 고추.

● ‘희소성’과 ‘막대한 유통 비용’ 탓에 금과 맞먹는 가치를 지녔던 후추.

● 살균 효과와 방부 효과가 뛰어나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에게 강장제 역할을 한 양파.

● 아편전쟁과 미국의 남북전쟁의 촉매제 역할을 한 차.

● 재배와 수확에 막대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여 노예무역의 시작이 된 사탕수수.

● 인류의 의복문화를 바꾸고 산업혁명을 불러온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목화.

● 농업을 시작하여 인류가 살아남는 데 필요한 식량을 준 볏과 식물ˆ밀.

● 국가체제를 형성하고 식량 이상의 역할을 하며 부의 창출과 축적을 시작하게 한 벼.

● 쌀과 함께 영양소의 균형을 맞춰준 세계 대공항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메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작물이 된 콩.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로 인간의 식량뿐 아리나 가축의 사료, 21세기 최첨단 과학 문명을 발전 시킬 옥수수.

● 터키의 국화지만 ‘봄을 알리는 꽃’으로 네덜란드인 들을 열광하게 만든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를 일으킨 튤립.

- 식물이든 동물이든,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이든 질주하는 기관차와도 같은 인간의 욕망에 휘말리면 온갖 사건과 사고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것을 인류 역사는 잘 보여준다. (p. 90)

식물들로 인하여 전쟁이 일어나거나 세계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들이 일어났다는 점이 기존에 알고 있던 식물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주었다.
식물의 원 재배지와 지금의 재배지가 다른 경우 식물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인하여 어떤 이유와 경로를 통해 이동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 카페인에는 담배의 니코틴과 유사한 중독성이 있다. 따라서 한 번 중독되면 카페인 없이 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지구상에 차고 넘치는 식물 중에서도 하필 전 세계 사람들이 매료되고 탐닉하는 식물들은 하나같이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p. 107)

식물과 세계사라는 조합, 평범한 식물들이 인류 역사의 큰 흐름을 만들고 특정 식물에 대한 인간들의 욕망이 식물들의 이동과 함께 지금의 세계지도를 만들었다는 점이 의외의 재미와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해주는 책 이었다.

- 오늘날 인류는 전 세계적으로 온갖 다양한 식물을 재배한다. 만약 식물의 최대 존재 목적이 ‘씨앗 확산’에 있다면 지구 구석구석까지 영역을 확장한 식물이야말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생물일지도 모른다. (중략) 인간이 식물을 제멋대로 개량한 게 아니라 식물이 인간을 유혹하기 위해 자유자재로 변신해온 것일 수도 있다. (p.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