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외로웠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았던 파리에서의 느낌하고는 달랐다. 톰은 번듯한 친구들을 새로 사귀면 어떨까 상상해 본적이 있었다. 그런 친구들과 어울리면 새로운 태도와 가치관과 습관을 갖추고 새 출발 해서 지금껏 살아온 삶보다 훨씬 근사하게, 올바르게 살 수 있을 줄로 알았다. 그런데 이젠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58현대에도 리플리 캐릭터의 등장인물들은 꽤 많았지만 어릴 때 봤던 <태양은 가득히>의 리플리가 가장 인상적으로 남는다. 영화만 생각해도 몇몇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이다. 그의 범죄가 밝혀지지 않기를 가슴 졸이며 봤던 영화이다. 사실 요즘은 범죄자의 서사, 심리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지만, 어쩐지 리플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리플리의 편이 된다. 비슷한 느낌으로는 드라마 <안나>가 그랬달까. 부와 명예로 만들어지는 지위는 생각보다 별게 아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는 그것이야말로 별 것이다. 학력 위조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그 아이는 주인공이 진짜 가보지도 못한 그 외국 명문대를 입학하게 될 때의 놀라움을 보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현재도 리플리는 많은데, 최근에 일어난 사기 범죄 사건도 그랬다. 요즘 세상이 더 SNS로 부자들의 삶을 열망하기가 더 쉽고, 부자들은 디키와 그의 패거리처럼 자신의 상태가 운 좋다고 인식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물론 요즘은 부자들이 다 디키같지는 않고 오히려 교양이나 사랑받고 자란 티를 내며 더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세상이 그런 사람을 열망하고 있는데 개개인이 열망하지 않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