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양치기'들이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불안과 우울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2017년 미국심리학회는 "환경 재앙에 대한 만성 공포"를 환경 불안증이라 명명한 후, 이 증상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 내렸다. 2019년 9월 영국 심리학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종말론적인 담론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71p 2020년 국제 작가 축제의 폐막 강연에서 정세랑 작가는 자신이 심한 '기후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처음으로 기후 우울증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환경에 대한 문제는 나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불과 몇십년 후면 거의 멸망에 가까워질만큼 기후가 나빠진다는 예측은 어디에선가 알게 모르게 주입되고 있었고 이상 기후가 관측될 때마다 이제 점점 나빠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미디어나 언론, 과학자, 환경 보호 단체와 같은 여러 곳에서 과장되어 부풀려진 수치를 듣고 진실로 믿어 무서움에 덜덜 떨면서 곧 종말 위기에 처한 지구 안에서 한없이 무력해지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서 가장 좋았던 표현은 '기후 양치기'였는데 이때까지 양치기의 말에 속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가장 문제이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지구가 그렇게 빨리 망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환경 운동가가 과학적인 수치를 토대로 상세히 알려준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9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0.03퍼센트만이 빨대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작은 변화일 뿐이다. 117p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에서 나오는 내용이 이 책에도 겹쳐 있어서 재밌었다. 거북이 코에 낀 플라스틱 빨대 영상을 시작으로 언젠가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때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현재 플라스틱을 과하게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항상 사용자만의 문제처럼 돌려서 개개인에게 죄책감을 부여한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145p)고 이야기한다. 플라스틱은 매부리바다거북의 껍질을 대체하면서 만들어졌고 그 덕에 마구잡이로 껍질을 떼어쓰며 멸종되어가고 있는 야생동물을 지켰다. 사용보다는 사용 후 처리가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최근에 채식주의와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그 후에 갑자기 고기를 먹는 행위가 꺼려졌다. 그렇다고 바로 고기를 먹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좀 징그럽고 역겹게 느껴졌다. 만약 고기를 먹는다고 해도 공장식이 아니라 건강하고 깨끗한 곳에서 길러진 가축을 먹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죄책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인공적으로 바꾼 모든 것들이 다 나쁜 것이 아니고 환경 오염과 함께 여러 문제들을 줄이는 방법이었다는 것을 알려줘서 좋았다. 물론 무분별하게 계속 많이 먹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 아닌 지구를 진짜 위하는 방법으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지구를위한다는착각 #지구를위한다는착각리뷰대회 #마이클셸런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