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에게 길을 묻다
송정림 지음, 유재형 그림 / 갤리온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을 뭐라고 해야 할까?
'명작 소개서'? 또는 명작 입문서?
P가 추천해달라고 해서
이런 소개서를 언급하기는 하지만....글쎄...^^
난 이런 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풍부한 내용을 단 몇 마디로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의심 때문이다.
사실, 지금 소개하는 책들을 읽어보고도,
겨우 이것만 말하고 넘어가다니...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들이 있었다.  





P에게 물었다.
명작을 바로 읽어보면 좋을텐데,
소개서를 읽으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P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복잡하니까,
엑기스만 뽑아진 걸 먹고
무식하다는 소리를 면하려고 한다고 했다^^

암튼, P와 같은 사람에게 소개할 만한
좋은 '명작 소개서'를 두 벌 추천해 본다.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과 '논술에게 길을 묻다(총 2권)'이다.

제목만 보기에는 '명작에게 길을 묻다'가 훨씬 멋지다.
반면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이란 제목은 어딘지 좀
논술 광풍에 묻어가려는 상업적인 냄새가 난다^^
그런데 책을 들춰보면,
제목에서 깎아먹은 점수를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
 
두 책을 비교해 보자.
'명작에게 길을 묻다'는 원래 라디오 프로그램의 산물이었다.
불특정 다수인 라디오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명작을 소개하다 보니,
좀더 대중에게 편안한 정도의 소개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은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쓰기를

저자들의 경험의 산물이다.

그래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간다.

명작 하나를 예를 들어 두 책을 비교하자면 이렇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놓고 보자.
'명작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보바리 부인이 남편과 현재 생활에서는 권태를 느끼고
늘 낭만적인 새로운 사랑을 찾다가 파멸해 가는 과정을 보고
'지금 옆에 있는 행복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
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에서는
보바리 부인의 그 욕망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낭만적 사랑을 희구하는 보바리 부인의 욕망은
그녀의 진짜 욕망이라기보다는
그녀가 소시적에 수도원에서 읽었던
낭만적 경향의 소설들에게서 매개된 욕망이라는 해석을 다루고 있다.
약간은 더 깊게 읽어낼 수 있다고 하겠다.

우리 집 젊은이들의 반응을 보여주자면 이렇다.
P는 30대의 젊은이인데, 평소에 가벼운 읽을거리 외에는 안 읽는다.
W는 바빠서 책을 잘 못읽기는 하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고 어려운 책도 읽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H는 '명작에게 길을 묻다'를 훨씬 좋아했고, '원작'을 읽어본 사람들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W는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을 더 좋아했고, 감동을 받아서 명작 원작들을 손대기 시작했다.

이런 책들을 읽고, 원작을 손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으면,
책의 소명을 다하지 않았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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