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1. 책을 읽는데도 무슨 영상물을 보는 것 같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그쪽으로 감각은 전혀 없는데도, 이건 딱 '영화'를 읽는 것 같다.
영화화되리라는 데 만원 건다. 
이런 문체 구사는 영상 세대들에게 소외받을리가 없다.
읽는 시간반 내내 웃어대느라 배가 아파서 혼났다.
하두 웃으니까, 옆 사람들이 책 빌려달라고 난리다.

2. 주위 사람들이 하두 좋아하니까 종종 사기는 하지만,
강풀의 만화나, 이런 류의 소설은 경계하는 편이다.
내 아이들에게도 다른 것과 섞어서 주지, 이런 것들만은 사주지 않을 것 같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말이다.
완득이도, 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해 줄만한 그런 이야기이다.
등장인물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이 없다. 
심지어 '씨불놈'이라고 맨날 욕하는 이웃집 아저씨까지 귀엽다.

3. 이런 이야기는 현실감이 떨어져 읽고 나면 허탈해지기 때문에 경계를 한다.
 물론 도스토예프스키같은 인간성에 대한 천착을 
청소년 소설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맘마미아'같이 그냥 포기하고 즐기게 만드는 장르가 아니라면
적어도 인간성에 대한 균형있는 시각 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완득이와 완득이 주위 사람들은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이쁜 짓(?)만 하는지 모르겠다. 

4. 다만, 그 이쁜 짓들을 보며,
나는 오늘 다른 사람들을 향해 한번 더 웃고,
다른 사람들을 볼 때, 겉에 드러나 보이는 것들만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몸을 한 번 더 움츠리게 되고,
주위 사람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관찰해봐야겠다는 의욕이 더해졌으므로
별점수를 넉넉하게 준다.



★ "한 번, 한 번이 쪽팔린 거야. 싸가지 없는 놈들이야 남의 약점 가지고 계속 놀려먹는다만, 그런 놈들은 상대 안 하면 돼. 니가 속에 숨겨놓으려니까, 너 대신 누가 그걸 들추면 상처가 되는 거야. 상처 되기 싫으면 그냥 그렇다고 니 입으로 먼저 말해버려 .... 새끼야, 니 나이 때는 그 뭐가 좆나게 쪽팔린데, 나중에 나이 먹으면 쪽팔려한 게 더 쪽팔려져.  (136쪽)....

★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잖아.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고. "친구도 없는 인간이, 제 모습이 어떤 건지 알기나 하겠어?"그러는데, 그때 좀 알겠더라.(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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