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한 번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장까지 덮고야 마는 내가
절반쯤 읽다가 너무 아파서 도무지 못 견디고
책을 덮고 다른 공연을 보러 가버렸다.

다음 날 다시 나머지를 읽었을 때도

내내 마음이 아팠다.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다가

특히 황석영 작가에 대해 무지한 편이다.
<바리데기>가 그와 첫만남이었는데,
그 소설은 어떤 인상이었느냐 하면?
임권택 감독이 국제영화제 수상을
목표로 만들었다던 영화가 떠오르면서,
이 작가도 비슷한 목표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 간단한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여자를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따라서 그와 사랑에 빠질 것 같지는 않았다.


이 책은 나에게 Y염색체에 대한
나의 낯설음을 조금 달래주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준이가 남자의 전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또 남자의 전형이기도 하다.
그 요란스러운 성장통이라니...
그 놈의 성장통은 진하게 겪기도 하지만,
오래도록 겪기 일쑤이다.
게다가 준이가 보여주는 성장통에 가득한 위악은

정말 낯설고,

주위 사람들을 얼마나 힘겹게 했을지 우울해진다.


하지만
그 진한 성장통에
자기를 내어던진 것에는 박수를 보내주어야지.
나는 성장통을 겪을 나이에
내 내면을 억누르고 억눌러서
사람이 자연스러운 정신 연령을 갖추지도 못했는데,
지금 몸만 이렇게 다 늙은 후에,
질질 삐져나오는 마음의 고름 때문에
품위도 없고, 힘겹단 말이다.


지금이라도 실컷 아프고 나면,
좀 나아지려나?
내가 성장통을 겪을 수 있도록
그들은 나를 참고 바라봐 줄 수 있을까?
준이 어머니처럼?
준이 어머니에 대해 오래오래 생각해 보았다.





283~285쪽(작가의 말) 아마도 이는 개인의 내면적 성장이나 변화 등을 다루기에는 근대회 기간 동안 현실이 그만큼 급박했따는 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사회 속에서의 개인 그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게 보다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 둔 귀한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한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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