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내가 파고드는 것들
한수희 지음 / 웅진서가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한 해동안 나에게는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상처 받았고, 좌절했고, 절망도 해봤다. 그래서 그 누군가에게 다독임을 받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책의 제목만 보고 나에게 작은 다독임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에 있었는데 그건 나의 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단 몇장만으로 말이다.

 저자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에 더욱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사랑, 일, 우정..
그 모든 것들이 지근 내가, 그리고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여성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인지 어느 순간 부터는 그냥 저자의 책을 읽는 다기보다는 편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듯 한 기분으로 맞장구를 치며 읽어나갔는지 모르겠다.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의 내 인생의 진정한 사랑이라 믿었던 철없던 20대, 학교와 사회라는 괴리감에서 방황했던 때, 퍽퍽한 삶과 인간 관계의 합의점을 찾기위해 노력하던 때, 그리고 불확실한 막연한 미래로 이도 저도 못하는 그냥 무미건조한 나를 보며 말이다.
사랑이 끝나면 주변의 친구들이 그 사람은 너와 어울리지 않았어, 네가 아까웠지..
이런 말도 안되는 말들로 위로를 해주며 떠나간 사람을 나쁜놈으로 만들며 보냈던 그 시절.
왜 우리 상사는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왜 나를 미워하는 걸까? 하며 막연히 그 사람들 탓을 하며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 라는 것을 백번 천번 외치지만 당장 다음달 나올 카드 값의 협박아닌 협박으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시 그 상사의 얼굴을 보러 가는 일상 같은거 말이다.

 저자는 정말 나의 이야기인지 그녀의 이야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확하게 냉정하다.
그리고 숨겨놓고 꺼내지못한 이야기를 꺼내 당황스럽게 만들기까지 한다.
그건 분명, 그녀도 나도 비슷한 경험과 비슷한 고민을 보낸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는 조금 더 나를 사랑하고 싶어졌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닌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말이다.

자신의 가장 못난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험난한 여정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p.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