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
이윤호 지음 / 박영스토리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다.

여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살인과 강도 등 강력범죄보다 사기 범죄의 비중이 높아서 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누군가의 거짓말에 놀아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사기란 범죄가 다른 사람의 믿음, 신뢰를 바탕으로 나의 재산적 손해가 일어난다는 것인데 굳이 꼭 재산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그 전에 알아차린 경우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사기란 범죄는 우리 역사 속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을 것이다. 누구나 알만한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은 익히 유명하지 않은가.. 그리고 현재에 와서도 사용하지 않는 중고의 물품을 서로 필요에 의해 사고 팔기 위해 만들어진 카페에서 원래의 목적을 망각한 채 수많은 중고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범죄에 비해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가 없다는 이유로 크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 이지만 사기 범죄의 피해자는 커다란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임에는 틀림 없다.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에서는 우리가 익히 들어본 사기 범죄자부터 이런 범죄자가 있었나 하는 사기꾼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폰지사기라는 말을 들어봤지만 왜 이렇게 불리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 시작이 된 찰스 폰지, 디카프리오의 눈과 입꼬리가 생각나는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트의 실존 인물인 프랭크 에버그네일,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라이브만 해야 한다는 공식을 만든 밀리 바닐리부터 카네기와 록펠러 등 유명인의 친인척이라고 속인 사기꾼들, 에펠탑, 브루클린 다리, 타지마할과 국회의사당을 팔아먹은 사기꾼들 까지 책 속엔 다양한 종류의 사기꾼들의 이야기이다.

타인의 재산을 빼앗기 위한 사기 범죄도 있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돈보다는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존경과 명성을 받기 위해, 사랑 이라는 이유의 페르디난드 왈도 데마라 주니어, 스티븐 제이 러셀, 프레드릭 부르댕 같은 자들도 있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혹은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사기 범죄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될 경우 걱정과 함께 그걸 왜 속지? 누가 봐도 사기인데 바보인가?’ 하는 생각을 아주 조금이라도 하게 된다. 다단계로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사람과 요즘 큰 문제인 보이스 피싱 같은 범죄의 피해자들에게 말이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기 범죄에서 그 책임과 비난이 사기꾼에게 오롯이 가는 게 아닌 피해자들과 나눠 갖는 그런 것 말이다.

재산상의 손해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피해자들은 자신이 믿었던 그 누군가, 그 무언가에 대한 배신이, 그리고 당하고 보면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분노가 더 좌절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의 책을 읽고 나서도 피해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물론 태생부터 타고난 사기꾼들도 있겠지만 이 책의 사기꾼들을 보면 자신의 설계한 범죄에 있어 굉장한 노력(?)을 빠트리지 않았다. 굉장히 매력적인 외모, 훌륭한 언변, 사기를 치려고 하는 대상과 수단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금융권이나 권력자들도 속아 넘어 갔으니 말이다.

 

책 속의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저자의 말엔 참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피해자들의 약점을 찾아 그들을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들을 보면 사기꾼의 문제인지 그들에게 속아 넘어 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나약한 정신세계의 허점이 문제인가 하는 것 말이다.

 

우선 사기꾼들은 진짜 뛰어나며, 실제로 카리스마가 있다. 심지어 여러분이 사기꾼들이 나쁘다는 걸 알고 있다 해도 여러분은 결국 무의식 중 그들이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 p.2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