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흔해보이는 사건에는 단순히 피의자와 피해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것의 단점과 아버지의 사랑, 가난의 몸부림까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세 가지가 모두 들어있다. 반전을 예견하고 있던 터라 결말에 대한 어떤 희열은 없지만 마지막 장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네.˝
여기서 말하는 이별이란 단순히 아내와의 이별을 말하는 게 아니다. 미국을 횡단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책을 통해, 회상을 통해 ‘나‘는 내면의 관습과 이별을 하게 되고 끝에가서는 과거의 ‘나‘로부터 해방을 하게 된다. 저자인 한트케는 회상이 과거의 체험과 현재의 삶이 충돌하는 공간이자 자아의 억압된 욕망을 환기시키는 중심 기호라 했다.중요한 것은 끝없이 충돌하는 과정 속에서 퇴화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만족스런 자아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틀만에 다 읽어버린 너무 재미있는 SF소설 시리즈! 미드로도 만들어진 아주 질 좋은 스토리다. 처음엔 시리즈물인지 모르고 「라스트다운」을 읽다가 혹시나 하고 찾아봤는데 역시나 전편이 두 권이나 있다길래 바로 찾아 읽기 시작하였다. 사람 대 사람의 심리전이나 사람 대 괴물의 육탄전 모두 치밀하고 정교하게 풀어놓았다. 괴물이 판을 치는 와중에도 사람간의 관계가 더 힘들고 무섭다는 것을 알려주는. 속고 속이는 심리전이 인상깊었던 소설이다.
와우.. 이게 바로 단편의 맛인가? 옮긴이의 말에서 읽은 스티븐 킹의 구절이 와 닿는다. ˝추운 밤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좋아하는 의자에 앉아, 창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그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는 멋진 이야기를 접하는 것 보다 거 즐거운 일은 없다˝고. 지금 나의 모습을 서술해 놓은 듯 하다. 단편의 아름다움이 길리언 플린에 의해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