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결과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문제라면 해결이 빠를지도 모른다. 모든 게 다면적이고, 불완전하고 모순되며 지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해결이 더욱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안감은 고조되기에 상황 자체를 회피하는 일로 심리적 위안 삼기도 한다.환경, 생태 전문 최평순 PD가 출간한 책으로 그가 연출한 대표작은 이름만 대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작품으로, 하나뿐인 지구,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 등이 있다.최평순 PD가 직접 촬영한 호주 산불 현장 코알라 모습이 사진으로 담겨있다. 이런 직접적인 모습을 접하면 ‘인류세’라는 말이 무섭고도 심각하다는 사실이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지구 온난화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이미 인류세의 명징을 느끼고 있지만, 힘없이 나약한 존재가 인간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은 참 미안하고도 가슴 아픈 일이다.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꾸는 지질 시대를 이르는 말로 인간이 보금자리를 뒤바꾼 지질시대를 뜻하는 신조어라고 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의 우선순위가 뒤바꿀 수 있는 일로 혼란스럽기에 정신 차려야 될 상황에 놓여있는 게 분명하다.“비정상의 일상화라. 두려운 말이다. 정상이 아닌 것이 정상이 되는 시대. 그 말을 과학자의 입을 통해 들으니 섬뜩하다.”과거에는 비정상 상태로 간주되었던 재난이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고 있으니 비정상의 일상화라는 말이 무섭게 다가왔다. 지구의 위기를 외면하는 이유가 비정상의 일상화라는 긍정의 뉘앙스만을 바라보며 적응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까? 지구의 위기가 내 몸을 가해하고 내가 거주하는 공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상에서 돌봄의 전략은 시대와 공명한다는 말은 지금 상황을 제대로 표현한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지하며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예술품이 된 플라스틱 돌, 기후 우울을 이기는 만화 등 이슈화의 최전선과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 책이다.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