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이주자를 적절한 서류 없이 입국하거나 체류하는 비국민, 적법하게 들어온 후 승인된 기간을 초과하여 체류 중 인자를 미등록이주자라 한다. 솔직히 불법체류자가 귀에 익는 말이다. 합법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마치 비정상적인 삶을 사는 범죄자로 미등록이주노동자 인권 문제는 그들이 자처한 것이라는 생각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 이를 이용한 노동력 갈취는 선심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여 노동환경, 임금체불, 산재 문제, 의료 사고 등의 노출을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이 책은 미등록이주노동자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마석가구공단 이주노동자의 삶과 일터에 관해 이야기한다.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애로사항과 개선을 요구하며 그들 또한 우리의 이웃임을 강조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다루고 있는 정부의 외국인력 정책의 쟁점보다 이주 현장에서 몸담아 오면서 체득한 지향점만큼은 분명하다며 이 책의 저자 이영 신부는 외국인력 활용이 산업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노동력이라는 산물로만 취급될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비판하고 나선다.대체인력이라는 측면에서 내국인의 고용시장을 침해하지 않는 3D업종으로 제한함에 따라 파생되는 저임금의 노동을 고착하여 이주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하는 구조는 고용주인 한국인들의 이익만을 보장하고 이주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꼴이다. 미등록이주노동자는 단속과 추방으로 배제와 방임이라는 이중적 모순에 결부되어 있기에 그들의 삶은 위협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해결의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위치에 놓인다. 더 나아가 저자는 개인의 문제로 협소화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내국인들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불공정한 법과 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권리 속에서 차별과 착취를 당하는 이주노동자의 실상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평등’이라는 단어의 제대로 된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 책의 2부 ‘나는 미등록이주노동자입니다’라는 그들의 목소리에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참 부끄럽게 느껴졌다.“늦은 나이에 딸을 낳아 품에 두고 키우지 못해 밤마다 저 혼자 눈물을 흘리는 때가 많았습니다. 일이 힘들었던 날은 더 슬퍼서 지쳐 스러져 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다시 공장으로 향해 걸어갔습니다. 이번 달에는 딸의 생일이 있습니다. 딸에게 예쁜 옷을 선물로 보내주고 싶습니다. 애교가 많은 예쁜 딸이 옷을 입고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예쁜 딸의 환한 미소를 지켜내기 위해 불공정 앞에 무력해지고 묵묵히 지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실태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