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큰 그림 앞에 환기를 느끼며 위안을 얻지만, 순간을 포착하여 마음을 회복하는 일에도 익숙하다. 주위를 둘러싼 환경, 모든 만물은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에게 쓰임으로 작용한다. 이병일 작가는 이들에게도 냄새와 감정이 있고, 목소리가 있다며 순간에 집중하는 힘을 얻었다고 한다. 단단하고 묵직하게 자리 잡은 돌멩이를 보며 주름으로 가득한 세상을 담고 있어 단단한 것이라는 삶을 인정하는 태도로 나를 위로해 주는 것들에 대한 일종의 예를 갖추는 느낌을 받았다. 저마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상상하는 일에 나와 타인을 교차시키며 위로를 얻었기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의 언어를 읽어내는 일이 행복이라 생각된다. “나의 눈을 밝게 하는 것은 죄 없는 사물이면서 세상으로부터 몸을 감추지 못한 생명이다. 나는 마냥 걸으면서 일순간, 목숨 가진 것들의 안위를 살피는 질문이 ‘시’가 된다고 생각한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이 위로의 도구이며 시어가 되기에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된다. 이렇듯 따듯한 시선과 감성이 담긴 눈으로 구체적인 목소리를 담는 일이 위로해 주는 것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이다. 홀연히 어떤 대상을 응시하고 의미 있는 어떤 순간을 포착할 때, 아름다운 인간이 된다는 말에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쪽만 희생하는 게 아니라 배려와 함께 서로의 안위를 묻고 동일한 속도로 풍요를 즐기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 ”곁에 있을 때는 그것의 소중함을 모른다. 멸종 직전까지 가야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이름을 꺼내게 된다.“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절대 심플하지 않다. 다양해서 복잡하고 얽혀서 구체적인데 시간이 걸린다. 존재의 가치를 찾아 집중하다 보면 소중함을 깨닫고 위로와 안위가 공존하는 안부를 얻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나를 위로해 주는 것들을 세심하게 한 번 더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