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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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숲을 연상케 하는 그린 색 건물의 서점, 서점 문지기를 자처한 도도한 고양이. 따듯한 벽난로 옆에서 향긋한 향기가 날 것 같은 차를 마시고 있는 빨간 모자를 쓴 여성의 미소가 참 평화롭게 보인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안고 홀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샬로테는 스스로 고독을 선택하며 최소한의 소통만으로 지냈다. 서로 알고 지낸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이모로부터 상속받은 서점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템스강 위로 미지근한 바람이 불어와 샬로테는 잠시 멈춰 서서 그 온기를 즐겼다. 사방엔 사람들이 우글댔지만, 그 누구도 샬로테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거대한 강을 바라보던 샬로테는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몸을 덮치자 그만 기우뚱거렸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모가 상속한 건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어째서 이모가 그 건물을 자신에게 남겼는지. 이 모든 게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기우뚱거리며 샬로테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비록 건물이 작고 옆 건물과 다닥다닥 붙은 감이 없지 않지만, 오래된 네모꼴 화분과 같은 소품들 덕에 나름의 독특함이 눈에 들어왔고 샬로테의 맥박은 왜 그런지 모르지만 고동쳤다.

‘리버사이드 서점’

금박을 입힌 간판 글자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사로잡힌 샬로테는 한동안 인도에 멍하니 서 있었다. 건물만 잠시 보고 호텔에 갈 계획이었으나 그녀를 끌어당기는 서점 앞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이 서점은 정말로 특별하구나. 바깥에서 봤을 때는 예쁘긴 해도 다소 세련되지 못한 느낌이었는데, 안으로 들어온 순간 완전히 고유한 세계가 펼쳐진 달까. 예술품 같은 고급 석고와 테두리 장식은 물론이고 어두운 목재 틀과 검은 주철로 만든 불티만이 달린 개방형 벽난로까지 모든 게 이 방의 아늑한 인상에 일조했다. 외관은 좀 낡긴 했지만, 그래도 분위기만큼은 따스하고 편안했다. 독서 애호가들에게 더없이 완벽한 장소였다.”

바깥은 좀 정신없이 사람이 지나다니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불빛이 번쩍거리지만, 서점 안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 다른 시간대를 선사했다. 이 서점에 들어오는 건 하나의 신기한 경험이라는 사실이 샬로테에게는 새로운 도전으로 향하게 했다. 그녀에게 내면의 고요함을 선물한 특별한 장소인 템스강의 작은 서점은 눈에 보이는 평화로운 모습 뒤에 말 못 할 비밀이 있었는데. 그 숨겨진 이야기가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소설같이 펼쳐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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