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평점 :
동물과 인간의 사고 사이에 적어도 일부는 공통되는 부분이 있고, 이 공통부분에는 정서, 즉 감정을 느끼는 능력과 선호도가 포함된다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찰스 셰링턴 말이 생각났다. 교감은 언어를 뛰어넘는 마음의 교류이다. 종이 다르더라도 바라보는 눈빛, 매만짐 등으로 서로에게 끌리거나 안전한 상대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손을 들어 겁박하거나 찌푸린 인상으로 거부감을 나타내면 피해야 한다고 파악하는 것처럼 애정을 담은 표현 또한 종이 다르더라도 상대에게 닿는다는 사실을 이 책의 저자 로라 콜먼이 증명해 보였다.
로라 콜먼은 방황하던 삶을 살다 무작정 떠난 배낭여행에서 퓨마 와이라를 만난다. 불법 밀매 현장에서 구조된 야생을 두려워하는 와이라에게서 삶을 방황하는 로라 콜먼 자신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와이라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로라 콜먼의 여정도 담은 치유의 기록이다.
“허세 부리기, 하악거리기, 으르렁대기. 전부 그의 대처 방식이다. 미소 짓기와 괜찮은 척하기가 나의 대처 방식인 것처럼”
단단해지기 위해 애썼던 삶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로라 쿨먼은 파멸과 욕망을 두려워하는 것과 싸우기로 한다. 와이라와 가까워지는 방식과도 연결된 그녀의 다짐은 때로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위안과 용기를 주는 교감은 자존감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나는 와이라에게 손을 뻗으며 조용히 쿡쿡 웃는다. 와이라가 몸을 동그랗게 구부려 나의 손에 파묻힌다. 나는 솜털처럼 푹신하고 부드러운 목을 쓰다듬는다. 행복하게 그르렁 하는 진동이 나의 피부층을 뚫고 전해진다. 와이라는 이제 피곤한 듯 장화 위에 고개를 누인다. 계속해서 쓰다듬자, 와이라가 눈을 감는다."
이 책은 글에 앞서 구조된 동물들의 사진이 나온다. 눈에 띄는 건 이 책의 주인공 와이라다. 왕좌에 앉아 있는 모습, 로라 쿨먼의 팔을 혀로 핥는 모습, 석호에서 헤엄치는 수달 같은 와이라, 로라 쿨먼의 다리를 베개로 삼고 잠을 자는 모습, 마지막으로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며 찍은 아주 아름다운 와이라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큰 고양이처럼 다가왔다. 로라 쿨먼이 와이라를 바라보는 미소가 그대로 사진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아 퓨마라는 맹수라고 해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양다솔 작가가 말한 대로 이 책은 연서가 맞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