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하고 질서정연한 꿀벌은 벌집 밖에서 보이는 루틴 외에 무슨 생활을 할까? 이 책은 꿀벌의 삶을 이루는 단계별 활동과 역할에 대해 기록되어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6각형 작은방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지만 체계적인 움직임도 엿볼 수 있다. 저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기록이지만, 마치 꿀벌이 집들이는 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소개하는 느낌을 받았다. 상당히 디테일하면서도 꿀벌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양봉장을 설명할 때는 시적이면서 감성적인 문장을 꿀처럼 쏟아냈다. 벌통은 아름다운 꽃들과 고요한 대기에 달콤한 공기와 햇빛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사람들에게 여름의 환희를 맛보게 하고, 꿀벌들이 전원의 향기를 운반하느라 바쁘게 지나가는 하늘길에서의 연주는 지적인 음악 소리로 들렸기에 양봉장은 꿀벌들이 가르치는 학교란다. 작은 날개로 윙윙거리며 허공을 질주하는 꿀벌로 독자의 눈에서 꿀이 떨어지게 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눈부신 상호 관계, 기어들 틈 없이 잘 짜인 풍요로운 조직, 부지런하며 공평한 노동이 지닌 도덕적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꿀벌의 생활을 들여다보니 재밌기도 하지만 존경스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일벌이 자신보다 소중한 존재인 여왕벌에게 자신의 먹이 주머니 밑에 보관해 두었던 최후의 꿀을 먹이면서 숨을 거두는 끈끈한 애정이 가련하게 다가왔지만, 종족 번식이라는 숙명으로 여기는 일이 자연의 법칙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자연의 법칙을 여러 방면으로 무시하면서 인간 중심의 법칙으로 새로운 자연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작지만 인간이 닿지 않는 허공을 누비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사명을 다하는 꿀벌의 생활은 예상을 뛰어넘는 경이로움을 전달해 주었다. “꿀벌은 6월의 환희를 알게 해주고, 아름다운 계절의 조화를 맛보게 해준다. 꿀벌과 관련된 일들은 모두 1년 중 가장 행복한 계절에 일 이어난다. 꿀벌은 여름의 영혼이다. 꿀벌은 풍요의 시기를 알리는 시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