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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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나기사는 도쿄 신주쿠 트랜스젠더 바에서 쇼걸로 일하고 있다. 무표정을 한 마른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랗고 빨간 가방을 멘 모습이 마치 가출한 아이 같은 조카 이치 카를 맡게 되면서 정체성을 들키고 만다.

첫 대면에 말을 건넸지만 이치카는 반응이 없었다. 안 들리나 싶어 한발 다가가자, 이치카는 무표정 그대로 나기사를 올려다보았다. 나기사를 보는 눈에도 감정이 없어 보여 나기사는 왜인지 비난을 받는 듯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들어 불쾌함을 느꼈다.

“따라와.”

나기사는 짧은 한마디를 던진 다음, 이치카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걷기 시작했다.

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는 재능을 지닌 이치카의 긴 팔다리는 모든 무용수가 갈망하지만 가질 수 없는 재능 이상의 것이었다. 발레를 배우기 위해 불법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된 이치카의 열정을 알아본 나기사는 이치카를 응원한다.

우아하고 부드러워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요정 혹은 천사와도 같이 보였던 이치카의 쭉 뻗은 손끝과 발끝마저 아름다웠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기사는 이치카의 긴 팔과 다리가 얼마나 무대에서 특별한 효과를 자아내는지를 깨달았다. 재능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나기사의 눈을 홀린 것은 이치카의 미소였다. 처음 본 이치카의 웃는 얼굴은 마치 다른 사람 같아 나기사는 말한다.

“아름다워…….”

전 세계 평론가와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 감독상, 배우상 등을 휩쓴 최고의 화제작 ‘미드나잇 스완’의 동명 소설로 제44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9개 부문을 휩쓸며 그해 최고의 영화로 손꼽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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