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류

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철학자 릴리언 휘팅은 “존재의 절대적인 지속성을 깨닫는 순간 현재의 삶은 가치 있는 것이 된다.”라고 말했다. 죽음에 몰두하다 보면 우울해지고 비관적으로 되지는 않을까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 윤회 등을 믿는 사람은 죽음에 몰두하는 사람으로 철저한 믿음 앞에서 삶의 가치를 추구하려 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유럽에서는 신과 저세상에서의 영원한 삶을 믿는 사람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심지어 종교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소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들의 상실감을 대체하기 위해 기업이 그 틈새에 끼어들어 인간의 존재가치와 죽음을 가지고 사업 아이템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디지털 불멸성’시장이라는 거대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은 디지털 불멸성, 디지털 클론, 디지털 공동묘지 등 디지털 기반에 가상개념의 접근과 인간의 숙적인 죽음, 삶, 영생 등 근본적인 것에 대한 불멸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는 사실상 점점 흐릿해지는 추세다. 그 경계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인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우리는 '유일무이한 나'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어디에서 솟아나는 것인지 자문했다. 그리고 인생이 왜 그토록 짧게 느껴지는지 역시 질문했다.”

인간과 기계 사이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기계에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고 영생의 관심도 또한 늘어난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이 말하는 삶과 디지털의 영생 관계이다. 디지털 영혼, 개인 아바타, 스팸 필터되는 기억, 디지털 유산 등 조금은 생소하지만, 다가올 미래에 익숙해져야 하는 단어들이다. 한참 냉동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때 관심 있게 본 말을 이 책에도 적용해 보고 싶다. 디지털 클론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살과 다름없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고, 가족에 대해서 다른 가족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때는 살인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낳는 건 아닌지 조심스레 생각을 얻어본다. 

죽음을 뛰어넘는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디지털로 영원을 부여받는 삶이 인간이 그토록 욕망하던 불사의 힘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