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빈자리로 슬퍼하는 여자와 사랑을 지워버리고 싶은 남자가 전송하는 또 다른 사랑 이야기.‘쾅’말다툼으로 벤이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이성을 잃고 집 밖으로 나간다. 닫은 문이 울리던 소리가 아직도 클라라의 귓가에 남아 있다.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행선지도 알리지 않고 사라진 날이다. 그리고 벤은 더 이상 클라라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영원히 침묵하게 된다.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건지 그녀는 해지된 벤의 번호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죄책감에 상실감을 더한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녀가 전송하는 메시지는 벤과의 추억을 덜어내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른 남자와 키스라니.연인의 바람을 목격한 이성적이고 냉철한 경제 전문 기자 스벤은 사랑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받는 이가 ‘벤’이라는 사람인 메시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에 활력이 찾아온다.이별이 새로운 시작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메시지 로맨스는 결국 서로를 간절히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나에게도 우연히 잘못 전송된 메시지를 받게 되면 일부러 정성껏 답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소설처럼 설레는 로맨스가 시작되진 않을까 상상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추억 소환까지 일으킨 소설을 만나 기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