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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여성들 - 그들이 써 내려간 세계 환경운동의 역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들녘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는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문제는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호주 서부 온슬로 지역의 기온은 50.7도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륙의 젖줄이라 불리는 양쯔강도 극심한 가뭄을 겪었고, 유럽도 가뭄에 시달렸다. 지난여름 비가 내리지 않아 프랑스 역시 관측 기록상 최악의 가뭄으로 100여 개 도시와 마을의 수돗물 공급이 끊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가뭄으로 포강의 수위가 낮아져 강바닥의 구조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폭염에 시달린 파키스탄에는 약 2개월 동안 이어진 폭염과 폭우 등으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호주 역시 남동부 일대에 내린 폭우로 16개 강이 범람해 이재민이 발생했고 멜버른과 시드니에서도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이어졌다.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도 최악의 홍수로 36개 주 가운데 절반인 18개 주가 피해를 봤고 600여 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 해 8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동작구 일대에 폭우가 쏟아졌다. 14명이 사망하고 13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동작구 신대방동에만 시간당 141.5mm의 강수량을 보였다. 이는 1942년 서울 종로에서 측정된 시간당 118.5mm를 뛰어넘은 집중 호우로 기록됐다.
이처럼 아주 무섭게 즉각적으로 경고를 보내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여유롭지 않은가?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헌신해온 여성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굳이 여성 환경운동가들을 다룬 이유는, ‘어머니 자연(Mother Earth)’이란 말처럼, 땅에서 키워낸 먹거리로 가족을 먹이고 돌봐온 여성들의 일상이야말로 오늘날 환경운동의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살충제로 인한 환경 피해 문제와 규제에 대해 논의한 레이첼 카슨, 바다를 지키고 인간을 포함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실비아 얼, 그린벨트 운동의 씨앗을 뿌린 왕가리 마타이, 대기업에 맞서 싸워 이긴 여성들, 테러리스트로 체포된 환경운동가 등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은 노력이 기회를 만들고 그녀들의 목소리는 막을 수 없이 지속적이며, 미래를 앞서가는 젊은 활동가들 중 특히 열여섯 살 우홍이의 기후 파업이라는 주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소중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과연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처럼 환경 운동가나 기후 파업을 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일단 심각성을 인지하는 게 먼저라 생각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사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바꿔나가면 된다.
“생물 다양성이라는 얽히고설킨 생명의 직물에서는 모든 개체가 특정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작고 하찮아 보이는 생물종의 멸종이 파급효과를 낳고 급기야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배웠다. 우리 인간도 자연 세계의 일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기회를 주기만 한다면 자연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