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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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래도 말입니다. 두 손에 아직도 시가 쥐어져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어느새 마흔아홉 권째 시집이네요. 조금은 미친 마음이라고 생각됩니다. 하기는 미친 마음 없이 어찌 인생일 수 있으며 더구나 시詩 그것일 수 있을는지요.

                             시인의 말 / 돌아갈 수 없는 길 위에서 중에서









인생 2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같은 장소에서 두 번이나

넘어져서 무릎을 깼다


​아, 인생이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

눈물 찬讚


​하늘에 별이 있고

땅 위에 꽃이 있다면

인간의 영혼에는 눈물이 있지요.


​

​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여보, 아는 사람들 만나 끼니때가 되거든 밥이라도 자주 먹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밥이라도 같이 먹어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여보, 우리가 가진 것 둘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는 남에게 돌립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자기가 가진 것 나눈 사람이라는 말이라도 할 수 있게.


​여보, 무언가 하고 싶은 말 많은 사람 만나거든 그 사람 말이라도 잘 들어줍시다. 우리가 세상에 없는 날 사람들 우리더러 남의 말 잘 들어준 사람이라는 말이라도 할 수 있게.


​시간이 없어요.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요. 하루하루가 최선의 날이고 순간순간이 그야말로 금쪽이에요.


​

​

오월, 루치아의 뜰


​가끔은 세상이 사막이고

사람들이 사막이고

나 자신까지 사막으로 느껴질 때

한 마리 낙타라고 생각될 때 문득

찾아가고 싶은 집이 있으니

공주 루치아의 뜰

목마른 세상에 오아시스 같은 찻집

고달픈 사람들 지친 발길

잠시 들렀다 가도 좋겠네.


​

​

세상을 사랑하는 법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바라보아주는 사람의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나아가 생각해주는 사람의 것이며

사랑해주는 사람의 것이다

어느 날 한 나무를 정하여 정성껏

그 나무를 바라보라

그러면 그 나무도 당신을 바라볼 것이며

점점 당신의 것이 될 것이다

아니다, 그 나무가 당신을

사랑해주기 시작할 것이다

더 넓게 눈을 열어 강물을 바라보라

산을 바라보고 들을 바라보라

나아가 그들을 가슴에 품어보라

그러면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의 것이 될 것이며

당신을 생각해주고

당신을 사랑해줄 것이다

오늘 저녁 어둠이 찾아오면

밤하늘의 별들을 우러러보라

나아가 하나의 별에게 눈을 모으고

오래 그 별을 생각해보고 그리워해보라

그러면 그 별도 당신을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며

당신을 생각해줄 것이며

드디어 당신을 사랑해줄 것이다.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중에서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이번에 출간된 신간 시집입니다. '나태주'시인은 웬만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시인이시죠. 시인의 말씀처럼 볼륨이 제법 큰 책입니다. 1부 그래도 괜찮아, 2부 너무 애쓰지 마라, 3부 지금도 좋아, 4부 천천히 가자 이렇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시마다 주는 느낌은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슴을 저릿하게 하는 느낌 중의 하나는 자조(自照)입니다. 팔순이 머지않은 시인이 자신이 걸어온 지난 길을 돌아서서 아득히 바라보는 느낌, 그리고 남은 삶의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까 하는 고심이 많은 여백 속에 묻어납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간 속을 걸은 장소들, 사람들에 대한 시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때, 곳, 사람에 대한 시들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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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특히 아내분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담은 시는 따뜻하면서도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때가 오면, '죽음'이란 단어도 먼 후일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된다는 것을 시인은 시속에 담았습니다. 지금쯤, 인생의 어느 정류장쯤에 와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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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는 꽃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능소화, 채송화, 붓꽃, 데이지 등. 꽃잎의 사이사이 시인의 애정이 숨어있습니다. 어떤 시는 동시 같기도 합니다. 시인의 말씀처럼 시인의 마음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 예찬가처럼 사랑에게 띄우는 시들도 여러 편입니다. BTS 방탄소년단에 관한 시 '사람의 별'을 읽으면서는 방탄이 이 시를 보면 정말 좋아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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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제목만 읽어도 왠지 위로가 되는 시집입니다. 며칠 뒤숭숭했던 마음은 이 시집을 읽으면서 많이 차분해졌습니다. 노시인의, 충고라기보다는 어두운 골목길의 한줄기 외등 불빛같은 따뜻한 마음도 여기저기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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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포근한 담요 같고, 때로는 쓸쓸한 바람 같고, 때로는 들판에 저 홀로 핀 풀꽃 같고, 때로는 새파란 그리움이 가득한 하늘 같고, 때로는 볼 빨간 사춘기 소녀의 수줍은 미소 같은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색깔들이 시집 속에 피어있습니다.


​

괜히, 울컥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마다 한 번씩 열어보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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