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 -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두려워지는 당신에게
이근후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평점 :

죽기 전까지 늦은 것이란 없다. 올바른 자의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곁에 있는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어 살아간다면 죽을 때까지 빛나는 인생을 누릴 수 있다.
그런 뜻에서 건강한 노인이 정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구가 더 많아진다면 사회가 몰아붙이는 노인에 대한 천민 의식은 자연히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나 자신도 노력하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합심한다면 미래 노인들은 사회적 천민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 서문 중에서 -
<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은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50여 년간 환자들을 돌보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올해 87세의 '이근후'저자가 전하는 인생수업이다. 시력이 나빠져서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글이 아닌 입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근후 님의 책을 처음 접하는데 고령에도 불구하고 책을 펴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용은 아직 늙어보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젊어도 보고 늙어도 본 사람들에게, 그러니까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들이라고 해야겠다.
저자의 인생 전반에서의 경험들과 에피소드들, 앞선 현자들의 말씀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8.15 광복과 6.25전쟁, 4.19 혁명, 5.16 군사 쿠데타 등 우리나라의 혼란과 격변의 시대를 직접 겪으셨다. 4.19로 감옥살이를 했던 일화를 용서라는 이야기로 풀어놓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히말라야 등반에 관한 이야기, 신에 관한 생각, 질투는 해충이라는 이야기, 궁금증과 의심에 관한 이야기들도 떠오른다. 특히나 치매에 관한 이야기는 더 이상 노인에게만 국한되는 병이 아닌 세상이니 귀담아들어두면 좋을 듯싶다. 나를 비롯해 누구든 치매를 병으로 얻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또한 치매는 자신의 문제만도 아니지 않는가.
나이로 삶과 죽음을 가른다면 나는 삶의 시간과 더 가까울까 죽음의 시간과 더 가까울까. 살 만큼 살았다는 것은 얼마큼일까. 각자 인생의 길 위 어디쯤을 걷고 있는 지금, 옆도 보고 뒤도 보고 앞도 보고 걸으려면 귀도 열고 눈도 열고 온 감각과 가슴을 열어 아직 가보지 못한 길 위의 이정표를 찾아볼 일이다. 이 책은 자신의 길을 열심히 걷고 있지만 불안과 두려움 또한 그림자처럼 매달고 있는 우리에게 어깨를 토닥이며 먼저 가본 길 위에 남긴 작은 표식 같은 것이다. 같은 길이 아닐지라도, 같은 방식이 아닐지라도, 같은 시간이 아니었을지라도 그 표식은 분명 의미가 있다.
이미 알고 있던 것은 다시 보기하고 몰랐던 것은 새로 보기 하며 읽었다. 산다는 것이 뭔가 거하게 특별한 것이 아니듯 이 책도 특별하거나 큰 감동보다는 잔잔하고 조용하다. 다만, 잃지 말라고 덜 헤매라고 다독여주는 느낌이다. 어쩌면 내가 더이상 젊은이는 아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돈 앞에서 진실하라.
- 헌 돈은 새 돈으로 바꿔 사용하라. 새 돈은 충성심을 보여 준다.
- 돈을 내 맘대로 쓰지 말라. 돈에게 물어보고 사용하라.
- 돈을 애인처럼 사랑하라. 사랑은 기적을 보여 준다.
- 돈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인색하지 말라. 인색한 사람에게는 돈도 야박하게 대한다.
- 돈은 돈을 좋아한다. 생기는 즉시 입금시켜라.
-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 작은 돈에도 감사하라.
- 돈이 가는 길은 따로 있다. 그 길목을 지키며 미소를 지어라. 더운 밥 찬 밥 가리지 말라.
p 69~70 이건희의 돈에 관한 어록
"당신이 인생에서 정말 사랑하는 것을 할 때에는 절대로 안 된다는 대답을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p 200
힘들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해 버린다면 성공은 더 멀리 달아나고 말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소망의 성취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정직한 결과이니 우리 마음에 있는 게으름을 원반던지기 선수가 원반을 멀리멀리 던지듯이 던져버리고 정직한 결과를 믿자.
p 266~267
당신이 남녀노소 누구이건 우리는 나이를 먹고 늙어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한 번쯤 고민해 볼 일이다.
나의 87세는 어떤 모습일까. 무척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