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이야기 나비클럽 소설선
김형규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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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을 보여주는 소설 읽어보셨나요? "

" 우리 사회의 아래.. 더 아래로.. "



이 책은 우리가 느끼기 어려운 '모든'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가 진짜 경험해 본 것일까? 싶은 단편이 실려있다. 장르를 가리지 않으면서 아주아주 밑바닥부터 우주까지 단편으로 실려 있다면 상상이 될까? 이 책은 모든 것의 이야기라고 제목을 지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진짜 모.든.것.

작가는 21년 <대림동 이야기>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받았고 소설쓰는 변호사로 상상같은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모든 것의 이야기>
sf는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낯설고 어느정도의 지식과 상상력이 없으면 힘든 분야인데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 하는 만큼 즐거움도 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지구와 인류, 작게 보면 여러 곳의 사람들 이야기.

p.39. 화성의 밤하늘은 아름답다. 지구에서 보는 것보다 수백 배는 더 아름답다. 그리고 지구에서 보는 것보다 수천 배는 더 먹먹하다. 끝없이 펼쳐진 거의 텅 빈 공간
ㅡ우주ㅡ의 풍경이 한없이 막막하다.


<대림동에서, 실종>
조선족과 대한민국 경찰의 이야기로 '동포'와 '차별'이라는 어휘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세상에 독자를 데려다 놓는다. 서울이지만 다른 서울의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제 3자의 눈으로 그곳을 간접 경험 해 볼 수 있다. 그곳에서 실종이란..

p.124. 그림자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내가 지나온 골목에서 두세 명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그들이 지나가고 다시 두 명, 또 한명이 유령처럼 내 곁을 지나쳐 간다.


<가리봉의 선한 사람>
고등학생운동과 분신, 보수대연합 체제 그 안에서의 노동자가 저항하는 이야기로 미래를 꿈꾼다. 비정규직, 재판, 구치소 등등 제목과 다른 어두운 환경을 볼 수 있는데 과연 어떤 갈등이 있을까.

p.184. 요란한 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벽이 깨어진다. (...) 네가 깜짝 놀라 뭐라 말하려 하지만 내가 네 두 손을 꼭 움켜쥔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
청소노동자의 이야기로 노조를 만들어 회사에 권리와 처우 개선을 위한 주장으로 의사가 합의될때까지의 과정 담았다. 그런데 청소 노동자가 원하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신 다른 것으로 결론이 나는데..

p.219.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도 나도 외로웠고 연대할 사람이 필요했다. 트라이앵글타워의 청소노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세상에 이런 사랑은 없을 테니까. 코로나 시대라면 다를 수 있으려나.


<구세군>
기본 소득, 의원내각제, 정치구도 붕괴, 무직자, AI, 자율주행차 등등의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구세군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2차 혁명을 준비한다. 2차 혁명의 목표는 '사람이 다시 세계의 주인이 되도록 하려는 것'. 세상의 혼란은 과연 잠재워질까..

p.254. 세상을 그대로 둬. 지금이 최선이라는 생각은 안 해? 네가 뭘 한다고 세상이 달라질 리도 없지만, 정작 그 사람들이 세상이 달라지는 걸 원할까? 어쨋든 지금 시스템 속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고 있어.



* ps. 신선하고 예리한 소설이였음. 사회적으로 밑바닥 부터 높은 곳까지, 현재와 미래를 섞어 놓은 듯한 지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였음.

ps. 일반적인 한국 소설이 심심하다면 이 책 추천함.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나비클럽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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