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꿈들 - 장소, 풍경, 자연과 우리의 관계에 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양미래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장소는 고정적이고 바꿀 수 없다. "




솔닛은 걷기에 관련된 책인 <걷기의 인문학>을 쓰기 전에 <야만의 꿈들>을 먼저 썼고 <야만의 꿈들>에서 깊에 갖고 있는 것으로 시민사회와 대항서사에 대해 <이 폐어를 응시하라>라는 책을 썼다.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새로운 후기가 추가되어 20주년 기념판을 저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인기 많은 솔닛의 책들은 <야만의 꿈들>에서 탄생한 책들이기에 솔닛의 생각의 시작을 들여다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주된 핵심은 '장소'에 있다. 솔닛과 동료들은 수십년간 진행해온 핵실험을 저지하려고 네바다 핵실험장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미 서부에 대한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크게 네바다 핵실험장과 요세미티 국립공원. 이 두 장소를 중심으로 자연, 인간, 원주민, 풍경, 문화 등등을 탐색하고 어떻게 미래에 긍정적인 밝은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고민한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많은 문제점(기후위기, 전쟁, 자연파괴 등등)이 우리가 있는 장소와 어떤식으로 연결되고 그 문제점에 대해 희망과 가능성에 가르침을 받아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자연적인 것'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부터 풍경 사진, 자연에 대한 취향, 보호 받는 장소라는 것으로 '국립공원'의 시작과 역사를 보여준다. 자연에 손을 대는 인간의 관한 이야기와 순수한 자연의 대한 생각 사이에서 독자의 태도와 생각을 성숙하게 한다.

장소에서 시작하는 것 같지만 점점 많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솔닛의 글쓰기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솔닛이 말하는 그곳에 가 있는 기분이 들었고 솔닛이 옆에서 설명하면서 그 말에 귀기울리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만큼 가독성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올해 초에 우리나라의 핵과 원자력과 관련된 책을 본 적이 있는데 쓰인 단어와 설명, 글의 방향까지.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보다가 덮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물론 솔닛이라는 작가가 유명하다고 해서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이런 작가가 있었다니' 라는 생각과 함께 공감하고 배워가며 이 책을 그렇게 끊어읽지 않고 모두 기억하고 싶어서 플레그를 붙이다가 그만두었다. 누구나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중대한 문제에 대해 말하지만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글로 (이와 관련된 주제의 글들)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을 느껴보면 좋겠다 싶어 추천한다.

*
p.34. 실험은 핵폭탄과 관련된 맥락에서 쓰기에는 부적절한 용어다. 실험은 통제되고 억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며, 어떤 것을 수행하기 이전의 사전 준비에 해당한다. 핵실험은 핵폭탄을 도시나 전략적 중심지에 투하하지는 않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폭발을 일으키면서 무수한 부수적인 효과를 낳았다.

p.258. 모든 것이 다른 무언가로 교환 가능할 뿐인 것이다. 네바다주에 구현된 진보란 그야말로 유토피아며, 그 유토피아는 그 어디에도 없는 곳에 대한 열망,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대등한 추상적 개념들로 이루어진 세상에 대한 열망, 상품이 중개되는 세상을 향한 열망과 맞다아 있다. 그러나 장소는 추상의 반대다. 장소는 고정되어 있고, 구체적이며, 교환 불가능하다.

p.447. 어떤 장소를 알아간다는 것은 친구나 연인을 알아가듯 그 장소와 친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장소를 더 잘 알아간다는 것은 그 장소가 다시 낯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낯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방식으로 참신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사그라들지 않는 심오하고도 심란한 방식으로 낯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반비 솔닛북클럽 도서지원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