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평점 :
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이인 / 한겨레출판
각자의 시대가 다른 3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돌보며 한 집에서 살아간다. 가족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다른 생각으로 어울려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이 책은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나의 현 시대에서의 삶을 보여주고 문제점을 알려준다. 각자의 삶이 사회상으로 너무 뚜렷하고 (본인이) 직시한 것들만 나열해도 각자의 삶을 이해할수있다. 이런 부분들은 내 이웃이 아님 내가, 한번쯤 겪고 지나왔던게 아닐까.. 싶다.
작가님이 진짜 글로 아름답게 느껴지게 썼다는 생각이 읽으면서 계속 났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집에서 모신다는게 생각보다 어렵고 주위 사람들이 피폐해진다. 그리고 할머니를 진심으로 정성껏 모셨기에 자세하게 관찰하며 글을 써나갔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p.108. 앞 세대들의 불안한 성격과 물질에 대한 집착은 전쟁 난리 속에서 생존하기 위함이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보다 어렵다고 예수는 가르쳤다. 예수의 말을 간단명료하게 풀어내면 부자는 천국에 못 들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를 빋는다는 박 여사는 부자가 되고 싶어 했다. 천국의 구원을 바라면서도 현세에서의 부유함을 욕망하는 박 여사의 모순된 태도는 기이하지만 불가피한면이 있었다. *그만큼 한국 사회는 살기 힘들었고, 종교에 의지해 수많은 사람들이 간신히 생을 버텼다.
p. 227. 대개의 경우, 사람이 죽고 싶다는 건 정말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p. 293. 삶이란 자신의 짐을 지고 나아가는 것이다. 힘들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내던져버리면 당장은 편한 것 같지만 뒤돌아 보면 자기 삶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삶의 의미는 자로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짐에서 생겨난다.
p.159. 여자들은 친족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며 울면서 태어나 세상에서 가해지는 공포와 충격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살았다. 여자가 생존하려면 남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남자는 어느 정도 다른 남자의 주먹질을 막아주는 대신 자신이 발길질을 했다. 한 남자와 같이 사는 일은 세상의 수많은 승냥이들을 피해 호랑이 굴 속으로 들어가는 일 같았다.
p. 134. 과거에 결혼은 때가 되면 강제로 채워지는 족쇄혔다. 첫날밤에 친족이 정해준 상대를 만나 정붙이고 사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사람들은 믿어왔다.
p. 65. 피 여사는 하루하루를 견디듯 보냈다. 피 여사의 삶에선 딱히 즐거운 일이 없었다. 고통과 고독과 권태가 날마다 습격하듯 찾아왔다. 나이가 든다고 미래에 대한 염려가 수그러드는 것은 아니었다. 노인이 된다는 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없이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는 일이었다.
p.4. 병과 간병과 고독 속에 드러나기 마련인 우리의 나약한 마음을 거짓 없이 묘파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웃기고, 아프고, 화나고, 부끄럽고, 서러운 마음들. 그 마음들과 함께 누군가의 곁에 있어 주는 일. 이 시대의 돌봄이란 우리의 성장을 묻는 일이자 가족, 가부장제, 개인의 방관, 여성의 삶을 다시 질문에 부치는 일이다. 또한 그것은 고통에도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팬데믹 시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가치이다. -이기호(소설가) 추천글 중.
*출판사에서 소중한 도서를 주셔서 주관적으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