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수호대 꿈꾸는돌 35
김중미 지음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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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동안 하루도 문 닫지 않는 공부방 <기차길옆 작은학교>를 열었던 작가 김중미 선생님의 새 책이 나왔다. <느티나무 수호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해 화재가 되기도 했다.

차별과 멸시를 겪어야했던 이주아이들과 부모의 학대를 참아낸 아이를 마음 놓고 쉬게 해주는 어른 느티샘의 이야기이다. 절망보다 희망을 믿고 사람들 안에 살아있는 생명력을 믿는 느티샘은 500살 된 대포읍의 당산나무 정령이다. 느티샘의 느티나무 안은 말이 달라도 통역이 필요 없고 누구도 배곯지 않는 쉼터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이로 이어지는 긴 세월동안 기도와 위안이었던 느티나무가 있는 언덕이 아파트 개발로 깎여나갈 위기가 닥친다.

언제나 낮은 사람의 편에서 글을 써온 작가의 이번 책의 주인공들은 이주민이지만 환경과 돌봄, 환대, 공동체라는 큰 주제를 던진다. 모든 생명은 서로가 서로를 돌본다. 기꺼이 환대한다. 느티샘은 판타지적인 인물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도 간절하다.

 

-숲에는 똑같은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또 소중하지 않은 것도 없지.(87)

 

도훈, 금란, 민용, 요한, 예은, 새봄 등은 국적도 제각각이고 얼굴도 피부색도 다르지만, 달라서 소중한 것이다. 새와 나무와 벌레와 흙이 모두 다르지만 서로 돕듯, 그래야만 자연이 유지되듯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는 너희가 있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아. 우리 식물들이 사람들과 함께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숲을 되살릴 수 있다는 희망. 그래서 나는 천연기념물로 오래오래 살아남기보다 당산나무로 너희와 함께 살아가고 싶어.(246)

 

희망은 역시 사람에게 있다. 함께 살아가는 것. 열어주고, 나누고, 기억하는 일.

 

-누구도 다스리지 않고 서로 협력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256)

 

둥근 원 속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 느티나무의 둥근 원 속에서 종을 뛰어넘어 사랑하는 일처럼, 그리고 그게 세상을 살리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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