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의 『자본』 강의 천상의 클래식 1
고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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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라는 고산준령의 등반에 있어 세르파와 같은 책. 얼개를 친철히 소개하거나 뜨거운 열정만 심어주고 슬그머니 빠져 버리는 향수 내음의 신사가 아닌 침방울 튀겨 가며 소리 지르고 끝까지 등정을 함께 하는 땀내 쩌는 전사인지라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다. 더욱이 다양한 산맥의 경로를 시시콜콜 떠들어 대는지라 어느 순간 '나는 누구, 여긴 어디'의 시공간으로 논점이탈, 삼천포로 빠지는 듯 하다. 그러나 다시 제 경로로 들어서 걸어가다 보면 그같은 잔소리가 어떠한 맥락에서 언급되었는지, 다수의 문장과 어구의 경중을 미처 가늠치 않고 그냥 지나쳤는지 실감케 된다. 저자의 의도처럼 자본을 읽게 하기 위한 목적서라고 하기에 일견 버겁게 다가오기는 하나 이러한 고비를 넘어선다면 '누구나 존재는 알고 있는, 그러나 누구도 제대로 읽지 않는' 문제적 저서를 등정하기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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