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새벽 마시는 깨끗한 물 두 잔과 운동으로 밤사이 잠들었던 세포들을 깨운다. 새벽에 운동을 하며 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때마다 몸속 세포 하나하나가 숨을 쉬고 에너지를 내뿜는 것만 같다.
그 시간만큼 내가 살아 있음을 강렬하게 느낄 때도 없다. 매일 아침 그렇게 나는 살아 있음의 희열을 맛본다.

하루 수십 번씩 설사를 쏟는 통에 운동은커녕 집밖으로도 나서지 못했던 내가 숲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할 수 있다니, 사실 그것만으로도 내겐 감개무량이다. 자연식을 통해 몸의 균형을 되찾은 후부터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빼먹지 않았다. 비가 오나눈이 오나 이른 새벽 산으로 향하는 내 발길을 멈출 순 없었다. 비가 오면 촉촉해진 숲속의 습기를, 눈이 오면 알싸한 새벽 공기를 맘껏 들이쉬었다.

운동 때문이었을까? 복직을 하겠다며 학교를 찾았던 나를 마치 병든닭 보듯 측은이 바라봤던 동료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조금 살다가 곧 세상을 등져 버릴 것 같던 내가 예전의 건강했던 때처럼운동을 하니 놀라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 모습이 하도 멀쩡해 보였는지 동료들은 슬슬 예전처럼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고 밤낚시도 다니자며 나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어떻게 되찾은 건강인데 그 끔찍한 시간으로 돌아간단 말인가. 원망을 섞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던 동료들에게 난 그저 웃기만 했다.

퇴직 후부터는 운동을 하루 두 차례로 늘렸다. 출퇴근도 없고 낮 동안의 규칙적인 일거리가 사라진 까닭이다. 새벽 6시 기상 직후에 이어오후 3~4시경 낮 운동을 더했다. 특히 아침운동은 여러모로 중요하다.
인체는 해가 뜨면 일어나길 원하고, 활동을 원한다. 그 흐름에 맞춰 활동을 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활동을 시작하면 몸에 쌓여 있던 이산화탄소를 버리고 신선한 산소를 받아들여 몸의 각 장기들도 서서히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심장이 강하게 뛰면서 각 세포까지 산소와 영양소를운반하는 모세혈관도 점차 넓어져 원활하게 활동한다.

뛰어 주지 않으면 모세혈관도 좁아져 산소와 영양이 각 세포에 도달하기 힘들다. 이것이 바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이세포를 깨우는 것이다.

아침에 운동을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침이야말로 시골이든 도시든 산소가 가장 깨끗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깨끗한 산소가 세포를 깨우고 몸을 깨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침운동은 반드시 실외운동이 좋다. 사방이 막혀 있는 헬스클럽에서 비싼 돈 날리며 악을 써대며 뛸 필요가 없다.

운동을 언제 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아침운동은 반드시 식전에해야 하는데, 이는 운동으로 전날 저녁식사로 쌓인 에너지가 다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뒤에 아침식사를 해야 우리 몸에도 무리가없다. 즉 식전에 몸속에서 노폐물로 쌓이기 쉬운 잉여 칼로리부터 빼는것이다. 

이런 의미로 오후보다는 아침 운동을 보다 공들여 오랫동안 하는 게 좋다. 나의 이런 말에 어떤 사람은 "전날 저녁을 굶은 날에는 다음날 아침운동을 빼먹어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렇지 않다. 소식을하고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과식이 될 수 있다. 운동은 상황에따라 빼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건강을 위해, 암을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필수조건 중 하나다.

아침운동에 내가 할당하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다. 먼저 수면으로굳어진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 주고, 발목부터 허리-목-어깨로 준비운동을 이어간다. 운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매일 타는 차라도 아침 안전주행을 위해 출발 전 차에 시동을 걸고 차가 예열이 될 때까지조금 기다려 주지 않는가. 운동 역시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몸에 시동을 거는 것과 같다

아침운동으로 내가 가장 추천하는 게 산행이다. 아침운동으로 하는산행은 어슬렁어슬렁 동네 산책하듯 하면 안 된다. 산이라는 건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 헉헉 소리가 나도록 속도를 내 올라서면 이후엔 쉼 호흡을 하게 되는 거다. 운동 역시 고점을 향해 운동량을 늘리다가 숨이 차면 다시 가볍게 몸을 움직여 주는 게 좋다. 그렇게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서 있게 된다. 몸으로 산을 타듯, 내 몸의컨디션도 정상에 오른다.

운동은 혈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하면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심장의 기능이 강해진다. 심장은 크기가 고정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장기다. 심장이 강해지면 자연스레 커지는데, 그러다 보면 강해진 심장에서 보내는 혈액을 충당하기 위해 모세혈관의 수도 차츰 늘어나게 되고 혈압도 조금씩 내려가게 된다. 이렇게 심장이 커져 모세혈관이 늘어나게 되면 혈액 속 깨끗한 산소와 영양이 각 세포에까지 잘 전달되어 몸 전체를 활기차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반대로 오랜 시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심장의 크기도 자연히 작아지게 되고, 모세혈관도 줄어들어 혈압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운동은 결국 활동이다. 옛말에도 병이 들어 고통스럽게 살려면 움직이지말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라 하지 않던가. 그러면 몸은 쇠약해져 고통스러워진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앞서 얘기했듯 해가 떨어진 후의 시간은 운동이 아니라 잠이 필요한 시간이다.

"저녁에 다 자는데 원숭이 달밤체조할 일 있나!"
내 입에서도 고운 말이 안 나간다. 무엇보다 자연에 역행하는 일이다.
몸이 휴식을 취해야 할 때 움직이는 것이니 몸에 이로울 리 만무하다.

절대 무리를 해도 안 된다. 운동 후 피로감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그건 자신의 체력에 비해 운동이 무리했다는 뜻이다. 지나친 운동은 우리 몸에 활성산소를 남길 수도 있다. 산소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유해산소가 되면 암세포에 몸을 열어 주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 운동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운동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혈액순환이 잘 되기 때문이다.
손끝에서 발끝까지 피가 잘 돌게 하기 위해서는 운동밖에 방법이 없다.
또한 생기 넘치는 동안이 되는 길도 운동밖에는 없다.

한때 암으로 망가진 몸 때문에 나이 마흔둘에 ‘할아버지‘ 소리를 들었던 나는 요즘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 ‘아저씨‘라 불린다. 오랜 운동이내게 준 보너스 같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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