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행동을 직접 관찰하기가 너무도 어렵다 보니, 과학자다부분은 자기 보고 형식의 설문 조사를 통해 성생활 데이터를 손에 넣는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라면 "애완견으로 키우는 슈나우저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툭 까놓고 본심을 말하겠는가? 면도도 안 한 젊은 대학생이 설문지를 내밀면서 "믿어주세요. 설문 내용은 철저히 익명이 보장된다니까요"라며당신을 아무리 안심시켜도 소용없을 것이다.

성생활과 관련된 데이터를 얻는 어려움은 사람들이 부끄러워서연구 대상이 되길 기피하는 데만 있지 않다. 상당수의 사회 기관 역시과학자들이 성을 연구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연방 자금 지원 기관, 시민단체, 윤리위원회, 심지어 동료 과학자들까지도 인간의 성욕을 연구하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가진 연구자들에게 압박을 가한다.
일례로 펜실베이니아 주 국회의원인 팻 투미 Pat Toomey를 주축으로 한일단의 하원 의원이 네 개의 성욕 연구 프로젝트가 연방 정부의 자금지원을 못 받도록 나선 일이 있었다. 여기에는 뉴잉글랜드 노년 남성들의 성적 습관에 대한 연구와 미 대륙 원주민의 동성애와 양성애성향에 대한 연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인간의 욕구가 가진 진정한 패턴을 밝히려는 노력은 섹스를 금기시하는 제도권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실제로도 크라프트에빙의책이 출간된 이래 대규모로 사람을 대상으로 성적 욕구를 광범위하게 다루는 데 성공한 과학자‘는 오직 한 사람, 바로 앨프레드 킨제이8ared Kinsey 뿐이었다. 

킨제이는 원래 혹벌 gall wasp을 전문으로 연구하는곤충학자였다. 그는 붉은빛이 도는 그 조그만 곤충을 100만 마리 이상 채집해서 핀에 꽂아 손으로 일일이 라벨을 붙였다. 킨제이 부인은분명 평탄하고 무난한 삶이 이어지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호들갑을 떨 일이라고 해봤자 이따금 혹벌에 쏘이는 정도일 테니까. 하지만 킨제이는 1940년에 돌연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혹벌을 내주고 그 대신 새와 꿀벌을 받아 왔다. 그는 윤리와 미신으로 가득 찬 1930년대의 성교육에 질릴 대로 질린 참이었다. 하지만 그를 자극했던 진짜 동기는사람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짓‘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전무하다는것이었다.

킨제이는 소규모 연구 조교들을 동원해 수천 명과 개인적 면담을가졌다. 신체 속박, 짐승과의 성교, 실크 스타킹 등 성행위와 관련된엄청나게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총 521 개의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여기에서 오늘날 보기에도 충격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킨제이의 연구가 있기 전만 해도 동성애는 지극히 드문 일이었다

거겐의 이 실험이 수백 배, 수천 배, 아니 수천만 배까지 확대된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빛이 거의 들지 않는 깜깜한 방에 서로를 모르는 수억 명을 집어넣었다고 해보자. 고삐 풀린 듯이 자신의 욕망을마구 표출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할까.

어린 시절 피터 몰리사우터 Peter Morley-Souter의 낙은 만화의 줄거리를 쓰는 것이었다. 피터가 그런 취미를 갖게 된 데에는 여섯 살짜리장난꾸러기 꼬마 캘빈과 호랑이 봉제인형 홉스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가족용 4단 만화 <캘빈과 홉스 Calvin and Hobbes>의 영향이 컸다.
피터가 매일의 일상 속에서 유머러스한 아이디어를 포착해 만화 줄거리를 만들면, 여동생인 로즈Rose가 거기에 그림을 그려주었다. 피터의 친구들이 주로 독자였지만, 이따금 그는 자신의 작품을 웹에 올리기도 했다. 현재 피터는 중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영국에서 연수를받고 있으며, 만화 줄거리를 썼던 일은 어릴 때의 치기 정도로 생각한다. 이제는 자기가 어떤 만화를 만들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을정도이다. 다만 하나만은 유난히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피터가 번뇌에 가득 차서 그린 그 만화에서 소스라치게 놀란 듯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인물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가흑백으로 그린 그림은 아마추어 수준인 데다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것도 없다. 그런데 피터가 그 만화에 붙인 캡션이 가히 시대정신을반영한 것이라 할 만했다. "인터넷 세계의 법칙 #34 : 그것에 대한 포르노가 존재한다."
"17

이 34번의 법칙에 공감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은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어느 정도 인터넷 서핑을 해본 사람이라면 피터가 만들어낸 금언이 진리에 가깝다는 사실을 안다. 에로틱팰콘리닷컴EroticFalconry.com, "talconry‘는 ‘매사냥‘이라는 뜻이 있음 옮긴이에는 무시무시한 새들이 나체의 여인들과 함께 있는 사진이 있는가 하면, 스내리닷넷scarry는 해리 포터와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가 성적으로 사랑을 나누는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또 루너비건닷컴 Looner Visionsann, leanier‘는 표면을 확론이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에서는 풍선이 터지는 것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코미디언 리처드 제니 Richard Jer는 이렇게 말한다. "웹은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주죠. 당신이 아무리 괴상한 성적 취향을 가진 돌연변이라도, 인터넷에 들어가면 그런 녀석이 수백만 명 널려 있거든요. ‘발정 난 염소와 섹스하는 사람들을 찾아주세요라고 검색창에 치면 컴퓨터가 이렇게 묻죠. ‘염소의 종류를구체적으로 말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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