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지배는 전반적인 역사 수준의 상승을 의미한다는점에서 바람직한 측면을 지니고 있고, 또한 평균 생활수준이과거보다 더 향상되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삶에 서로다른 수준의 높이가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시대의 높이를얘기할 때마다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이 말에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이 점은 우리 시대의 가장 놀라운특징들 가운데 하나를 밝혀주기 때문에 좀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형성되고 19세기 들어 마침내실현된 것처럼 보이는 숙원은 요컨대 ‘현대문화‘라 일컫는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가 많은 이름이다. 한 시대가 자기 시대를 ‘현대‘, 즉 최후의 결정적 시대라고 부르고, 나머지모든 시대는 단순한 과거이자 조심스러운 준비와 열망의 시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무슨 과녁을 빗나간 힘없는 화살인가 

일부에 불과한 이런 진단은 현대의 많은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몰락에 대한 탄식을 늘어놓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문제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하는 시각적인 착오다. 그 원인들에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검토해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우선 가장 주요한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것은 내가 보기에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나머지 역사의 정치적 측면이나 문화적 측면만 보면서 그것들이 역사의 외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데서 비롯하는 것이다. 역사의 실재는 그보다 앞서고 그보다 더 심오한 것으로서 순수한 삶의 열정이자 우주의 힘과 유사한 힘이다. 즉 바다를 동요케 하고 동물을 수태케 하며 나무에 꽃을 피우고 별을 빛나게 하는 힘과동일한 힘은 아니지만, 그것의 형제 같은 힘이다.

영화와 화보가 아주 멀리 떨어진 지구의 모퉁이들을 평균인의 눈앞에서 보여주듯이, 신문과 대담은 진열장의 최근 발명된 진열장의 장치들이 입증해주는 지적 성과들을 그에게소개해준다. 이 모든 것이 평균인의 마음에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인간의 삶이 다른 시대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언급한 것은 삶의 질이 아니라, 양적이거나 잠재적인 측면에서 삶의 전진과 확장이다. 이를 통해 나는 현대인의 의식과 삶의 특색을 정확히묘사했다고 생각한다. 즉 그것은 현대인이 어느 때보다도 더큰 잠재력을 느끼면서 모든 과거를 시시한 것으로 취급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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