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아는 독자도 많을 텐데, 등 푸른 생선은 바다 밑바닥이아닌 표면 주위를 아슬아슬하게 헤엄쳐 다니기 때문에 항상 하늘위를 나는 새들에게 쫓긴다. 그래서 새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바다와 같은 푸른색을 띠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보호색인 셈이다.

혈액은 무엇을 운반할까? 바로 산소다. 산소는 지방을 연소시킨다. 즉 붉은색 근육을 갖고 있는 동물은 산소와 지방을 연소하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 하루 종일 움직일수 있다. 이 붉은색 근육을 ‘적색근한다. 적색근)이라고은 수축 속도가 완만하기 때문에 더디다는 의미의 ‘지근(筋)‘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이처럼 적색근은 오랫동안 수축할 수 있으며, 장시간의 지속적인 운동에 적합한 근육이다. 참치가 망망대해를 쉼 없이 헤엄쳐다닐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적색근 덕분이다. 

한편 넙치, 도미 등의 흰 살 생선은 바다 밑바닥의 바위 틈이나모래 속에서 꼼짝 않고 지내다가 먹잇감이나 적이 나타났을 때 순간적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필요할 때만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백색근(白色筋)‘이 발달되어 있다. 백색근은 수축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속근(筋)‘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순간적인 움직임으로무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백색근의 특징이다.

넙치의 생선살은 하얀 빛깔을 띠게 된다. 이때흰 살 생선의 에너지원은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의 일종인 글리코겐(glycogen)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대체로 흰 살 생선은 기름이적고 맛이 담백한데, 꼭꼭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은 글리코겐 때문이다.

각각 유형별로 적색근과 백색근의 비율이 많고 적은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도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유산소 운동과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무산소 운동의 두가지 에너지 소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각각 ‘지방 회로‘와 ‘탄수화물 회로‘라고 부르기로 하자.

그럼 마라톤 선수는 적색근과 백색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발달해 있을까? 마라톤 선수의 경우 넓은 바다를 쉬지 않고 헤엄치는 참치처럼, 장거리를 끊임없이 달리는 유산소 운동에 적합한 적색근이 발달해 있다. 이때 소비하는 에너지는 주로 지방이다.

하지만 몸이 기름지고 통통한 참치와 달리, 실제 마라톤 선수의몸을 보면 결코 지방이 연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마른 체형이 주를 이룬다. 이는 수중을 헤엄치는 참치와 달리 마라톤 선수는 육상을 달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마라톤 선수의 몸이 토실토실 지방으로 가득하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20킬로그램의 지방을 몸에 비축하고 있는 선수라면 20킬로그램의 짐을 지고 달리는 것과 같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장거리 경기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달린다면 완주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이처럼 수중 생활에서는 지방으로 가득한 통통한 몸이 유리할 테지만, 육상생활에 있어 필요 이상의 지방은 짐이 될 뿐이다.

이와 같은 사실에서 인간의 몸은 지방을 비상시에 끌어다 쓸 에너지로 비축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체력 단련을 통해 체지방을 1퍼센트대로 떨어뜨려도 근육을 비롯한 생명유지와 관련된부위는 결코 소비되지 않는다. 체중이 줄었다면 먼저 지방이 소비된 것이다. 따라서 몸에 불필요한 지방이 쌓여 있다면 그 지방을줄이는 일부터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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