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속에서 의자에 앉아 있기도 하고 침대 위에 누워 있기도한 형상은 때때로 뭔가 일어날 일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뭔가 일어날 기미도 없으며, 그렇다고 과거에 일어난 일도 없다. 베이컨의 그림과 스펙터클의 관계를 논하는 들뢰즈의 분석은 명백하게 바넷 뉴먼의 짧은 에세이 "숭고는 지금"을 떠올리게 한다. 뉴먼에게 숭고의 감정이란 바로 지금 현재 뭔가가 일어나고 있음에 대한 감정인데, ‘일어나고 있는 그 무엇‘은 어떤 사건이 아니다. 하다못해 아주 사소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그저 다만 발생 (occurrence) 그 자체가 있을 뿐이다.
"무엇이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에 선행하여 우선 그냥 ‘사건이 일어나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의 의문부호로서 발생하는 찰나적인 순간이 숭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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