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유로는 화려하지만 스스로를 구속하는 족쇄로 변해버렸다. 유럽 국가들은 1930년대에 실행했던 긴축 재정을 다시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까지 차례차례 혹독한 재정긴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래야 유로의 국제적 신용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는 부조리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것은 경제성장에 방해가되었다. 새로운 긴축 정책을 도입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경기 침체가 발생한 것이다. 1930년부터 1932년까지 독일의 전 수상 브뤼닝Brining은 국가 신용도를 잃지 않기 위해 엄격한 긴축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독일의 실업률이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다. 심지어 최악일 때는 전체 인구의 25퍼센트가 실업자인 적도 있었다. 이 수치는 2012년 그리스와 스페인의 실업률과 비슷하다. 독일이 펼친 급진적인 긴축 정책은 히틀러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