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는 우호적인 여진인들에게 관직을 주어 우대했다. 그 중에는아예 고려로 귀화하여 성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대신 고려는 저항하는세력에 대해서는 무력 사용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호적인 부족과 그렇지 않은 부족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자주 변하는 것이 문제였다. 한순간에 그들은 약탈자로 변했고, 때로는 보다 북쪽에 살던 부족이원정을 와서 고려를 침공하기도 했다.
여진의 입장에서 보면 믿을 수 없기는 고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시대나 약자의 운명은 서글프다. 강자는 언제나 변덕스럽고, 자기중심적이다. 협정과 약속은 파괴되기 일쑤였다. 잘 지내다가도 어떤 오해나불상사가 생기면 사신과 상인을 제멋대로 구금하고 살해했다. 간혹거만하고 사나운 관리가 오면 그들을 핍박하고 괴롭혔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