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쿠데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는 명분을 내걸었고 그 약속은 실현되었다. 뿐만 아니라 산업화를 통해 ‘조국 근대화‘를 이록한다는 목표도 성취했다. 5.16쿠데타가 ‘혁명‘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5.16이 가져온 ‘혁명적 성취‘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쿠데타‘라는 말을 고집하겠지만, 그러한 태도는 또한 그 나름의 역사인식일 터이다. 5.16을 쿠데타로 보느냐, 혁명으로 보느냐 하는 문제로 논란을 벌인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광주사태가 폭동이었느냐 아니냐 하는 논란도 의미 없는 일이다. 쿠데타라는 용어의 사용에서 부정·긍정의 구분을 하지 않듯이 폭동도 부정-긍정의 의미를 따질 필요 없이 폭동은 폭동일 뿐이다. 광주사태가 폭동이라는 ‘사실‘(fact)을 넘어 어떠한 ‘진실‘(truth)을 담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한 가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가. 헌법적 정통성을 지닌 최규하 대통령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폭동인가.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한 폭동인가 아니면 북한 특수부대가 공작한 폭동이었는가?